“왼쪽, 니는 잘했나” 나훈아 일갈에…전남지사 “양비론 안돼”

입력 2025-01-12 07:51 수정 2025-01-12 13:13
가수 나훈아. 예아라예소리 제공

가수 나훈아의 정치적 발언을 두고 김영록 전남지사가 “양비론으로 물타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수 나훈아는 모두가 인정하는 국민가수고, 나 또한 그의 찐팬이지만 요즘 탄핵 시국 관련 발언은 아무리 팬이어도 동의하기 어렵다. 아니 심히 우려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나훈아는 전날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고별 공연에서 “지금 하는 꼬라지들이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 하는 짓거리인지”라며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다. 니는 잘했나”라며 정치권을 저격했다. 탄핵 정국 속 책임 공방을 벌이는 여야를 모두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록 전남지사. 김영록 지사 페이스북 캡처

김 지사는 이 같은 발언을 두고 “평상시 같으면 좌우 싸우지 말고 통합정신으로 정치를 잘해야 한다는 말씀이 지당하고 백번 옳지만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는 전혀 다른 차원의 얘기”라며 “하마터면 전두환 군부독재 시절처럼 모든 걸 통제받는 시절로 되돌아갈 뻔했다. 그래서 윤석열이 탄핵심판대에 서게 된 것인데 단순히 좌와 우가 싸우는 진영논리로 작금의 현실을 이해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문제는 좌우의 문제가 아닌, 국가 기본을 바로잡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중대한 시대적 과업”이라며 “‘우’도 문제지만 ‘좌’ 보고 ‘니는 잘했나’ 이런 양비론으로 말하면 대한민국 정의는 어디에 가서 찾아야 하냐”고 물었다.

김 지사는 “이러한 반국가적 행위에 대해 하루빨리 윤석열을 법의 심판대에 세워 시시비비를 가리고 책임을 물어 정의를 바로 세울 일이지, 양비론으로 물타기 하고 사회 혼란을 부추길 일은 결코 아니다”며 “나훈아 선생은 대중문화 대통령이나 다름없지만 문화가 아닌 비상시국 언급에서는 그 영향력을 생각할 때 좀 더 신중한 발언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간사인 김원이 의원(왼쪽), 이철규 위원장, 여당 간사인 박성민 의원이 질의 시간 등과 관련해 논의한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나훈아 참 웃긴 양반일세. 한평생 그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도 세상일에 눈 감고 입 닫고 살았으면 갈 때도 입 닫고 그냥 갈 것이지, 무슨 오지랖인지”라며 나훈아의 발언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비상계엄과 내란이 무슨 일이고, 왜 벌어졌는지, 누구 때문이고, 대한민국을 정상적으로 되돌리기 위해 우리 국민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고서 그런 말을 하는지 진심 묻고 싶다”며 “나훈아씨, 그냥 살던 대로 살아라. 당신 좋아했던 팬들 마음 무너뜨리지 말고”고 적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