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트럼프 취임식에 100만달러 기부…트럼프·정의선 회동 추진”

입력 2025-01-12 05:40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6일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100만 달러(약 14억 7000만원)를 기부했다. 현대차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GM, 포드, 도요타 등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의 기부 행렬에 동참한 것이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 내 자회사를 통해 오는 20일 열리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 기금에 기부금을 냈다. 또 현대차는 트럼프 측근들과 접촉하며 트럼프와의 비공개 만남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는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또는 취임 뒤 백악관에서 트럼프와의 회동을 추진 중으로 성사되면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참석할 수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6일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당선인의 20%의 고율 보편 관세 위협 속에 멕시코와 캐나다 등 북미에 제조·공급 업체를 둔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이 취임식에 기부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 공장이 있어도 자동차업체 특성상 캐나다 멕시코산 부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측과 우호적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리서치 업체인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의 약 16%는 멕시코에서 생산됐고, 7%는 캐나다에서 수입됐다. 트럼프의 엄포대로 관세가 부과되면 자동차 평균 가격이 약 3000달러 정도 인상될 수 있다는 게 이 업체의 추산이다. 현대차도 많은 차량 부품을 미국 바깥에서 조달하고 있어 관세가 급등할 경우 타격이 예상된다.

현대차도 2022년 조지아주 서배너에 자동차 생산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착공했으며, 조만간 완공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측은 “현대차는 미국 제조업을 지원하고 공급망을 보호하며 혁신을 촉진하는 정책에 대해 새 행정부와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환영한다”고 WSJ에 밝혔다.

WSJ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관세 부과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고문과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는 훨씬 더 파괴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