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패리스 힐튼 집도 전소…스타들 잇단 기부

입력 2025-01-11 17:08 수정 2025-01-11 17:09
왼쪽부터 패리스 힐튼, 박찬호. 힐튼 인스타그램, 뉴시스 제공

미국 서부 최대도시 로스앤젤레스(LA)를 강타한 대형산불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운데 할리우드 스타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유명 연예인 멜 깁슨과 패리스 힐튼의 집이 전소됐고, ‘코리안 특급’ 박찬호도 피해를 입어 현재 호텔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 방송은 10일(현지시간) 이번 산불이 해안가 말리부 지역의 주택가를 덮치면서 영화 ‘브레이브 하트’ 등으로 유명한 배우 멜 깁슨의 집이 전소됐다고 밝혔다. 전소된 집은 그가 15년 동안 살던 곳으로 깁슨의 가족은 화재를 피해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깁슨은 화재 당시 팟캐스트 방송 출연을 위해 텍사스 오스틴을 방문 중이었다. 그는 방송에서 “우리의 세금이 모두 개빈 뉴섬(캘리포니아 주지사)의 헤어젤에 들어간 것 같다”며 그가 산불 해결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앞서 힐튼 그룹 상속녀 패리스 힐튼도 이번 산불로 말리부에 있는 집을 잃었다고 전했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말리부에 있는 내 집이 불타는 것을 뉴스로 보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아프다”며 “누구도 경험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힐튼이 남편 카터 리움과 함께 구매한 말리부 저택은 당시 840만달러(약 123억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 메이저리그 선수 박찬호의 자택도 전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찬호의 자택은 LA 시내 고급 주택지인 베버리힐스에 위치해 있다. 박찬호의 야구계 지인은 그가 아내, 세 딸과 함께 인근 호텔에서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배우 제프 브리지스, 빌리 크리스털, 애덤 브로디, 마일로 벤티미글리아 등이 이번 산불로 집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서북부 웨스트힐스에서 한 소방관이 새로 발생한 '케네스 파이어' 산불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AP뉴시스

지난 7일 시작된 이번 산불은 강풍 탓에 빠르게 확산하며 좀처럼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다. 이날 캘리포니아주와 LA 카운티 당국에 따르면 서부 해안가 부촌 퍼시픽 팰리세이즈 등 인근 5개 지역에서 진행 중인 산불 피해 면적은 총 148여㎢로, 서울시 면적(약 605㎢)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미 CNN 방송은 이런 피해 규모가 플로리다주의 대도시 마이애미와 같은 크기이고, 뉴욕 맨해튼(59㎢)의 2.5배, 샌프란시스코와 보스턴 면적보다 크다고 비교했다.

재산 피해도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대형 금융사 웰스파고는 이번 재난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총 600억달러(약 88조4160억원)를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다른 금융사 JP모건은 이번 화재 관련 보험 손실액만 200억달러(약 29조4720억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할리우드 스타들은 이재민들을 위한 기부에 나섰다. 영화 ‘원초적 본능’으로 유명한 배우 샤론 스톤과 ‘몬스터 볼’ 등에 출연한 배우 핼리 베리는 옷과 신발, 가방 등을 기부했다. 패리스 힐튼도 피해 주민을 위한 ‘긴급 기금’ 모금을 시작했다.

영국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은 대피소를 찾아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이들은 산불로 피해를 본 가까운 친구들을 위해 샌타바버라에 있는 자택을 개방하고, 피해 주민들을 위한 구호품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