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4분의1 면적 불탔다…LA산불, 88조원 피해 추정

입력 2025-01-11 10:30 수정 2025-01-11 10:31
8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북동부 알타데나의 이튼 협곡에서 발생한 '이튼 파이어' 산불로 인근 노인복지시설 입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이 나흘째 확산하면서 서울 면적의 약 4분의 1 규모가 불에 타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와 LA 카운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LA 카운티 내 5건의 산불이 지속되고 있다. 이 가운데 최대 규모는 서부 해변의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발생한 ‘팰리세이즈 산불’로, 피해 면적은 2만438에이커(82.7㎢)에 달한다. 이는 24시간 전보다 13㎢가량 더 커진 규모다.

한인들의 주요 거주지 인근인 동부 내륙 알타데나에서 발생한 ‘이튼 산불’의 피해 지역도 1만3690에이커(55.4㎢)로, 하루 전보다 12㎢가량 더 늘었다. LA 북부 샌퍼넌도 밸리에서 발생한 ‘허스트 산불’과 LA 북단 매직마운튼 인근에서 발생한 ‘리디아 산불’은 각각 3.1㎢, 1.6㎢의 피해를 내며 전날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할리우드 인근에서 발생했던 '선셋 산불'은 전날 완전히 진화됐지만, 전날 오후 3시34분쯤 북부 벤투라 카운티와 인접한 지역에서 추가로 산불(케네스 산불)이 발생하면서 하루도 채 되지 않아 1000에이커(4㎢)를 태웠다.

8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북동부 알타데나의 이튼 협곡에서 발생한 '이튼 파이어' 산불로 인근 노인복지시설 입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AP뉴시스

이처럼 현재 진행 중인 5건의 산불 피해 면적을 모두 합하면 약 148㎢로, 서울시 면적(약 605㎢)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미 CNN 방송은 이런 피해 규모가 플로리다주의 대도시 마이애미와 같은 크기이고, 뉴욕 맨해튼(59㎢)의 2.5배, 샌프란시스코와 보스턴 면적보다 크다고 비교했다.

당국의 화재 진압은 아직 초기 수준에 머물며 난항을 겪고 있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인 허스트 산불과 리디아 산불은 각각 37%, 75%의 진압률을 보이며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장 큰 팰리세이즈 산불은 진압률 8%, 그다음 크기인 이튼 산불은 진압률 3%에 그치고 있다.

9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서북부 웨스트힐스에서 한 소방관이 새로 발생한 '케네스 파이어' 산불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AP뉴시스

이번 산불로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10명이다. 당국은 앞으로 수색이 진행됨에 따라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최소 1만채의 건물이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앞으로 수백 채가 더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할리우드 스타들과 재력가들이 많이 사는 부촌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는 산불로 최소 5300채 이상이 소실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튼 산불 지역에도 4000여 채가 파괴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대형 금융사 웰스파고는 이번 재난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총 600억달러(약 88조4160억원)를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다른 금융사 JP모건은 이번 화재 관련 보험 손실액만 200억달러(약 29조4720억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화재가 계속 잇따르고 확산하면서 LA 카운티 내에서 현재 대피령 아래에 놓인 주민은 총 15만3000명이고, 위협을 받는 건물도 5만7830채에 달한다고 LA 카운티 보안관은 전했다. 미국의 정전현황 집계사이트 파워아우티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LA 카운티 내 8만7394가구(상업시설 포함)에 전기 공급이 끊긴 상태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