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자부심 잃지 마셔야” “서폿 인권 지키겠다”

입력 2025-01-10 22:10
LCK 제공

장기 레이스 시작 5일 전, LCK 아레나는 이미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10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시즌 오프닝 이벤트 매치가 열렸다. 본격적인 2025시즌 시작에 앞서 10개 팀 선수들이 포지션별로 팀을 꾸려 맞대결을 펼치고, 새롭게 바뀐 협곡에서의 경기 양상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첫 경기에서 원거리 딜러 팀이 서포터 팀을 꺾었으나 다음 경기에서 미드 팀에 져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지난해 대회 우승팀이기도 한 정글 팀은 탑 팀에 져 조기 탈락했다. 자연스럽게 탑과 미드의 결승 대진이 성사됐다.

5일 뒤면 우승컵을 놓고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게 될 이들이지만 아직은 휴전 상태다. 경기 후 기자실을 찾은 참가 선수들도 “재밌는 경기를 할 기회였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피넛’ 한왕호는 “작년과 달리 올해는 주장으로 참여해서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빨리 탈락해서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주장인 내가 못한 게 패인”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벤트 매치지만 포지션별 자존심 싸움이 예상 밖으로 치열했다. 특히 바텀 듀오인 원거리 딜러와 서포터 간 경기에서 그랬다. ‘구마유시’ 이민형은 “서포터는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이었다. 이겼을 때도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딜라이트’ 유환중은 “서포터들은 즐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 라인으로 경기를 한 것도 아니어서 타격이 없었다”고 맞받아쳤다.

보여주지 못해 아쉬운 챔피언도 있었다. 한왕호는 서포터 엘리스를 꺼내지 못했다. 그는 “엘리스와 어울리는 선수여서 주장으로 뽑혔다. 엘리스 서포터도 솔로 랭크에서 나오고 연습해보니 좋았다. 오늘 못 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이민형은 “사미라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생각 이상으로 경기가 치열해서 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적군과 말을 섞는 건 오늘까지다. LCK는 오는 15일 LCK컵과 함께 2025시즌 대장정을 시작한다. 이민형은 “올해 녹서스 맵이 재밌을 거 같다”고 말했다. 한왕호는 “모든 정글 유저분들께선 저희가 (작년에) 우승했으니 자부심을 잃지 않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환중은 “다음에 또 시즌 오프닝에 참여한다면 꼭 서포터의 인권을 지켜내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