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레이스 시작 5일 전, LCK 아레나는 이미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10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2025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시즌 오프닝 이벤트 매치가 열렸다. 본격적인 2025시즌 시작에 앞서 10개 팀 선수들이 포지션별로 팀을 꾸려 맞대결을 펼치고, 새롭게 바뀐 협곡에서의 경기 양상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첫 경기에서 원거리 딜러 팀이 서포터 팀을 꺾었으나 다음 경기에서 미드 팀에 져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지난해 대회 우승팀이기도 한 정글 팀은 탑 팀에 져 조기 탈락했다. 자연스럽게 탑과 미드의 결승 대진이 성사됐다.
5일 뒤면 우승컵을 놓고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게 될 이들이지만 아직은 휴전 상태다. 경기 후 기자실을 찾은 참가 선수들도 “재밌는 경기를 할 기회였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피넛’ 한왕호는 “작년과 달리 올해는 주장으로 참여해서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빨리 탈락해서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주장인 내가 못한 게 패인”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벤트 매치지만 포지션별 자존심 싸움이 예상 밖으로 치열했다. 특히 바텀 듀오인 원거리 딜러와 서포터 간 경기에서 그랬다. ‘구마유시’ 이민형은 “서포터는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이었다. 이겼을 때도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딜라이트’ 유환중은 “서포터들은 즐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 라인으로 경기를 한 것도 아니어서 타격이 없었다”고 맞받아쳤다.
보여주지 못해 아쉬운 챔피언도 있었다. 한왕호는 서포터 엘리스를 꺼내지 못했다. 그는 “엘리스와 어울리는 선수여서 주장으로 뽑혔다. 엘리스 서포터도 솔로 랭크에서 나오고 연습해보니 좋았다. 오늘 못 해서 아쉽다”고 말했다. 이민형은 “사미라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생각 이상으로 경기가 치열해서 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적군과 말을 섞는 건 오늘까지다. LCK는 오는 15일 LCK컵과 함께 2025시즌 대장정을 시작한다. 이민형은 “올해 녹서스 맵이 재밌을 거 같다”고 말했다. 한왕호는 “모든 정글 유저분들께선 저희가 (작년에) 우승했으니 자부심을 잃지 않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환중은 “다음에 또 시즌 오프닝에 참여한다면 꼭 서포터의 인권을 지켜내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