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파킹통장은 옛말’ 더 떨어지는 저축은행 수신금리

입력 2025-01-11 06:00 수정 2025-01-11 09:51

한때 고금리로 각광받았던 저축은행의 수신 금리가 1금융권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가고 있다. 저축은행이 대출 영업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면서 수신고를 채울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9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30%다. 새해 초 3.33%보다 0.03%포인트 낮아졌다. 한 달 전 3.46%과 비교해도 0.16%포인트 떨어져 뚜렷한 하락세다.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지난해 1월 3.96%에서 한 해 동안 꾸준한 하락 추세를 보였다.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1금융권과 차이를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0~3.3% 수준이다. 직장인 김모(31)씨는 “높은 금리 때문에 여윳돈을 저축은행에 넣어두는 편이었지만 최근에는 이자 차이가 크지 않아 이용이 편리한 시중은행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파킹통장의 금리도 낮아지는 추세다. 신한저축은행은 지난 7일 ‘참신한 파킹통장’의 금리를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1억원 이하 구간은 기존 3.1%에서 3.0%, 1억원 초과~10억원 이하 구간은 2.6%에서 2.5%로 인하했다. IBK저축은행 역시 지난 2일 ‘IBKSB e-파킹통장’의 1억원 이하 구간 금리를 3.2%에서 3.1%로 1% 포인트 낮췄다.

저축은행의 수신금리가 떨어지는 데는 기준금리 인하 영향도 있지만 아직 저축은행이 대출 영업을 본격적으로 재개하지 않은 영향이 크다. 저축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여파를 안정화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지만 내수 침체 등으로 인해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저축은행 업계 평균 연체율은 8.73%로 직전 분기보다 0.37%포인트 상승했다. 저축은행 79곳 중 36곳이 연체율이 10%를 넘겼다.

올해 부동산 경기도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분간 예금금리가 오르기는 쉽지 않을 모양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PF 여파가 다소 안정화되긴 했지만 아직은 건전성 관리에 힘을 쏟아야 하는 시기”라며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도 계속되는 만큼 수신고를 늘리기보다 유지하는 차원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