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비선’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구속기소

입력 2025-01-10 15:36 수정 2025-01-10 15:40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지난해 12월 2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서울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의 비선으로 계엄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노상원 전 사령관을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10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노 전 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과 함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정선거 의혹 등 수사를 위한 ‘제2수사단’ 설치를 계획하고, 선관위 점거를 위해 정보사 요원을 선발하라고 지시하는 등 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예비역으로 민간인 신분인 노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이전부터 현역 군인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계엄 선포 전인 지난해 10~11월에는 문상호 정보사령관 등에게 제2수사단에 편성할 정보사 소속 요원 40여명을 선발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11~12월에도 “계엄이 선포되면 선관위 청사를 신속히 점거하고 부정선거 관련자들을 체포하여 수방사로 호송하라”는 등 제2수사단의 구체적 임무를 문 사령관 등에게 지시했다. 그 과정에서 “노태악(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내가 처리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계엄 선포 당일인 지난해 12월 3일에는 구삼회 2기갑여단장 방정환 국방부 전작권전환TF장 등을 경기 안산시 인근에서 만나 제2수사단 지휘부 임무를 지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선관위 과천청사 장악을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문 사령관에게 비상계엄 선포 전 미리 선관위 과천청사 인근으로 출동해 대기할 것을 지시했다. 또 비상계엄 선포 즉시 청사 내부로 진입해 서버실을 장악하고 외부 연락을 차단하며 출입통제 등을 실시하도록 했다.

특히 노 전 사령관은 선관위 직원 30여명에 대한 체포 및 수사를 지시하며 장비를 준비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그는 문 사령관 등에게 선관위 직원 체포 및 수사에 이용할 목적으로 사전에 알루미늄 야구방망이 3개, 케이블타이, 안대, 복면, 밧줄 등을 준비하게 했다.

노 전 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문 사령관은 제2수사단 구성원으로 선발해 둔 정보사 요원 36명을 계엄 선포 몇 시간 전 긴급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문 사령관은 요원들에게 “12월 4일 오전 5시에 선관위 과천청사로 출동해 선관위 직원 약 30여명을 포박해 수방사 B1벙커로 이송하라”는 임무 등을 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중 일부 특수임무수행요원에게는 “노 전 사령관에 대한 경호 및 노 전 사령관이 선관위 위원들을 조사할 시 조사 대상자에 대한 위협” 등 임무를 내렸다. 또 다른 정보사 소령에게는 ‘노상원 수행’ 임무를 부여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