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자원, 기술, 자연이 주는 에너지까지… 제주도, 푸드테크산업 시동

입력 2025-01-10 14:37 수정 2025-01-10 14:40

건강에 대한 관심과 기후 위기 등으로 식품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제주도가 식품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푸드테크’ 분야에 새롭게 도전한다.

제주도는 10일 제주의 청정 가치와 첨단 기술을 활용해 2035년까지 추진할 ‘제주 그린+ 푸드테크 생태계 조성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기후변화와 식량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도내 식품제조업체 대부분이 10인 미만으로 영세한 상황을 극복하는데 초점을 뒀다. 총 12개 실행 과제로 구성됐다.

우선 제주의 청정 특화자원을 활용한 전략식품을 개발한다. 제주는 푸른콩장, 마른두부, 토종조 등 ‘맛의 방주’에 등재된 제주 전통식품과 월동 작물을 활용해 특화제품을 만들고, 개인 건강정보에 맞춘 식단설계 기반을 구축한다.

맛의 방주는 이탈리아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 국제슬로푸드협회가 세계 식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지난해까지 국내 117종이 이름을 올렸다. 이중 27%가 제주 식품이다.

환경·기술 친화적인 식품 생산 기반도 조성한다. 인공지능 자율제조공정을 도입해 생산 효율을 개선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극대화한다.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개발공사는 지난해부터 2027년까지 163억원을 투자해 감귤농축액 인공지능 자율제조공정을 도입하고 있다. 월동채소 식재료를 전처리해 연중 식자재 시장에 공급하기 위한 350억원 규모의 스마트가공센터 도입도 추진된다.

친환경 에너지 기반의 ‘K-RE100’ 인증 품목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RE100은 기업이 제조 활동에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제주에서도 한 양계업체가 재생에너지를 100% 이용해 생산한 ‘RE100 달걀’을 전국 최초로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제주도는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와 푸드테크연구지원센터 등 혁신 기반시설을 조성해 산업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4만㎡ 규모의 임대형 스마트농장에서 기업의 신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도민과 관광객을 위한 체험형 복합문화공간도 마련한다. 글로벌 온라인 유통망과 협력해 도내 기업의 수출 판로도 적극 개척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이 같은 전략을 통해 2035년까지 매출 50억 이상 K-RE100 기업 50곳을 육성하고, 상장기업 5곳을 배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도내 식품산업 매출을 2배로 늘리고, 수출액 5000만불 달성 등 수출 규모를 10배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규 일자리 500개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도는 이번 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이날 제주썬호텔에서 도내 대학 3곳, 정부기관 및 단체 6곳, 푸드테크 선도기업 9곳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총 38개 기관이 참여하는 산·학·연 협력 생태계를 구축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청정 제주의 가치와 첨단기술의 융합으로 미래 식품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푸드테크(Foodtech)는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생산, 유통, 소비 전반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바이오기술(BT) 첨단기술을 결합한 신산업을 말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2월 푸드테크산업 육성법 제정에 따라 시행령 제정과 법정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제주도도 관련 조례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