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 오늘부터 서울서 마지막 콘서트…58년 가수 인생 마무리

입력 2025-01-10 12:39
나훈아. 예아라 예소리 제공

가수 나훈아가 오늘부터 사흘간 서울에서 콘서트를 열고 58년 가수 인생을 마무리한다. 나훈아는 지난해 2월 가요계 은퇴를 선언한 이후 전국 각지를 돌며 투어 콘서트를 하며 팬들과 작별 인사를 해왔다.

소속사 예아라 예소리에 따르면 나훈아는 이날부터 12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전국 투어 ‘2024 나훈아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를 연다. 대전, 강릉, 안동, 진주, 인천, 광주 등 전국 투어를 돈 나훈아는 이번 서울 콘서트를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내려놓는다.

부산 출신인 나훈아는 어릴 때부터 음악에 재능을 보였다. 그는 자신이 직접 밝힌 데뷔 연도인 1967년 이후 ‘사랑은 눈물의 씨앗’, ‘임 그리워’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특히 나훈아는 당대 최고 남자 가수였던 남진이 월남전 청룡부대에 파병돼 가요계를 잠시 비운 사이 인기가 급상승했고, 두 사람은 세기의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나훈아. 예아라 예소리 제공

1960~70년대 가요계에 ‘오빠 부대’ 팬덤을 일군 나훈아는 다재다능한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했다. ‘잡초’, ‘무시로’, ‘땡벌’, ‘홍시’ 등 그의 히트곡 상당수는 그가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들이다. 그가 데뷔 이래 발표한 노래는 1200곡이 넘는다.

나훈아는 50년 넘는 세월 가수 생활을 하면서도 새로운 도전을 계속한 것으로도 주목받는다. 2020년 ‘테스형!’을 발매하고 히트시킨 데 이어, 2022년에는 EDM 스타일의 곡 ‘체인지’와 최초의 댄스 뮤직비디오를 냈다. 70대의 나이에도 무대 위에서 수시로 옷을 갈아입고 새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처럼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활발히 활동하던 그는 지난해 2월 갑작스럽게 은퇴를 발표했다. 당시 그는 소속사 예아라 예소리를 통해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것이 이렇게 용기가 필요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저는 따르고자 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지난해 10월엔 마지막 서울 공연을 준비하며 “처음 겪어보는 마지막 무대가 어떤 마음일지, 기분은 어떨지 짐작하기 어려워도 늘 그랬듯이 신명나게 더 잘해야지 하는 마음이 가슴에 가득하다”며 “활짝 웃는 얼굴로 이별의 노래를 부르려고 한다. 여러분! 고마웠습니다”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