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금남로 매월 첫 주 일요일 ‘ 차 없는 거리’ 변신

입력 2025-01-10 11:22

빛고을 광주의 심장부 금남로 500여m가 매월 첫 주 일요일 ‘차 없는 거리’로 변신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공간인 금남로를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하는 방안은 그동안 수차례 논의됐으나 시행되는 것은 처음이다.

광주 동구는 3월부터 12월까지 한 달에 한 차례 금남로 일대를 차 없는 거리로 전환한다고 10일 밝혔다.

충장로 맞닿은 광주 번화가 금남로는 그동안 5·18 행사 기간과 충장축제 등 대형 행사 때만 차량 통행이 없는 거리로 지정돼왔다.

동구는 차 없는 거리 사업에 따라 매월 첫째 주 일요일 0시부터 밤 9시까지 금남로공원에서 전일빌딩245까지 540m 도로에 차량 통행을 차단한다.

동구는 도심 속 일상의 쉼과 소통이 있는 ‘시민 휴식공간’이 되게 하려고 한 달에 한 번씩 금남로를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3월 2일을 시작으로 올해는 총 7차례 운영한다. 혹서기(7~8월)와 충장축제 기간(10월)에는 예외로 한다.

동구는 2억 원을 예산을 투입해 차 없는 거리 당일 소규모 행사를 운영하고 시민들을 위한 쉼터를 조성할 방침이다.

특정 행사가 없더라도 시민들이 정기적으로 자유롭게 금남로를 걸어 다닐 수 있다는 하자는 것이다.

동구는 이를 위해 무대를 설치하는 공연 행사를 최소화하고 거리 활성화를 위한 소규모 월별 테마 프로그램만 선보인다.

시민·상인·단체가 주체가 되는 테마 프로그램은 행사 운영을 희망하는 개인·단체를 공개 모집해 구획 별로 나눠 운영한다.

선정된 운영사들은 오후 2시부터 오후 8시 사이에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

동구는 해당 사업이 광주시가 추진 중인 ‘대·자·보(대중교통·자전거·보행자)’ 사업, 친환경 ‘탄소 중립’ 사업의 연장선에 있다고 설명했다.

금남로를 ‘걷기 좋은 도시’로 만들고 동시에 친환경 요소를 적극 반영해 탄소중립 실현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동구는 기획·준비·운영·정리 전 과정에 탄소중립 실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행사 운영 과정에서는 다회용·재활용품 우선 사용 등 운영수칙을 정해 운영한다.

대중교통·자전거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금남로를 찾아온 방문객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동구는 지난해 1월 ‘금남로 차 없는 거리 운영 TF’를 꾸렸다. 이후 지난해 하반기 ‘차 없는 거리’ 사업을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가 상권 축소를 우려하는 주변 상인 등 지역민들의 여론 수렴을 위해 도입 시기를 늦췄다.

동구는 금남로 방문객이 충장로, 예술의 거리 상권으로 흡수되도록 상인 참여 프로그램을 비중 있게 공모하고 총장 르네상스 사업(라온페스타 등)을 연계하는 방안을 제시해 상인들의 협조를 끌어냈다.

임택 동구청장은 “금남로가 시민들이 자유롭게 휴식하면서 걷도록 하는 공간이 되도록 하기 위해 이번 사업을 추진한다”며 “현재 충장, 금남로 상인 등과 구체적 협의를 거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