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전 의장 “尹 약점은 술·급한 성질·말…계엄 어리석어”

입력 2025-01-10 10:59 수정 2025-01-10 12:48
김형오 전 국회의장. 연합뉴스

보수 원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어리석은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의장은 10일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단기간에 민주화를 이룬 데 자부심이 있는 한국인이 계엄령이라는 어리석은 판단으로 큰 상처를 받았다”며 “대외적으로 쌓아온 한국의 신인도도 급락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하지만 설사 그게 목적이더라도 수단과 절차가 그 틀을 넘어서는 안 된다”며 “윤 대통령은 모순되게도 계엄령으로 스스로 자유민주주의를 크게 후퇴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야당 더불어민주당의 행태에 지나친 점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참고 견뎌 유권자에게 판단을 받아야 한다. 화가 난다고 계엄령을 선포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장은 “윤 대통령의 약점으로 술, 급한 성질, 말 등 세 가지가 지나치다는 점을 모두 충고해왔다”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술을 많이 마시고 주위에 화를 내며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해버리고 만다”고 지적했다.

과거 김 전 의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반대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스스로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이번에는 중대한 사건인 만큼 헌법재판소가 철저하게 위헌·불법 여부를 심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 정 양극화의 배경으로 제왕적 대통령제를 지목하고 내각제 전환을 주장했다. 그는이런 정치적 대혼란을 초래했으니 오히려 개혁의 호기로 보고 이번 기회에 한 번에 크게 변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