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 ‘백골단’ 쏟아진 비판…대통령 관저 앞 시위 취소

입력 2025-01-09 20:56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던 지난 3일 오전 이른바 '백골단' 단원들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체포영장 집행에 반대하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청년으로 이뤄진 이들은 반공청년단이란 이름으로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출범을 선언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20~30대 청년들로 구성된 ‘반공청년단’의 산하 조직 ‘백골단’이 9일 예고했던 윤 대통령 관저 앞 시위를 취소했다.

백골단은 이날 오후 6시30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예정됐던 도열 시위를 잠정 취소한다고 밝혔다.

김정현 반공청년단 대표는 이에 대해 “반공청년단과 백골단에 대한 입장 표명 영상을 빠른 시일 내에 백서스정책연구소 유튜브 채널에 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공청년단은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강경 보수 성향의 2030 남성들이 모인 집단이다. 반공청년단 중 흰색 헬멧을 쓰고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위해 관저 앞에서 수비대 활동을 하는 이들은 백골단이라고 불린다.

백골단은 이승만 정부 당시 자유당이 조직한 집단의 이름으로, 1980~90년대 사복 경찰관으로 구성돼 시위 진압 임무를 수행하는 경찰부대를 일컫는 별칭이기도 하다.

9일 반공청년단은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 소개로 국회 소통관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위협하고 국론 분열을 초래할 수 있는 졸속 탄핵 절차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윤 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체포 시도를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KNN 유튜브 캡처

앞서 이날 반공청년단은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 소개로 국회 소통관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위협하고 국론 분열을 초래할 수 있는 졸속 탄핵 절차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윤 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체포 시도를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반공청년단이 김 의원의 주선으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서는 거센 비판이 나왔다. 박창진 민주당 부대변인은 즉각 언론 브리핑을 열고 “사라졌던 백골단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 나타나 내란수괴 윤석열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막겠다고 선언했다”고 비판했다.

박 부대변인은 “백골단은 이승만 정권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빌미를 만들어 준 정치 깡패 집단이었고, 80~90년대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던 사복 경찰”이라며 “이런 백골단의 이름을 자랑스럽게 내걸고 옳고 그름도 구분하지 못하는 미치광이, 바보 같은 사람들을 누가 국회 기자회견장에 세웠냐”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백골단’이 대한민국에서 어떤 의미의 용어인지 정말 모릅니까”라며 “분뇨차 이전에 분변을 못 가리는 정치”라고 꼬집었다.

공세가 이어지자 김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다수의 윤 대통령 지지 청년들은 반공청년단이라는 명칭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며 “백골단이라는 명칭 역시 좌파에 명분을 주는 표현이라며 사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입장을 전했다.

또 “정확한 정보와 배경을 파악하지 못한 채 기자회견을 주선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일이 자발적·평화적 시위를 하고자 하는 청년들을 폭력적 시위단으로 왜곡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됨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