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 중 챗GPT의 대항마라고 불리는 앤트로픽이 20억 달러(약 2조9258억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할 전망이다. 이번 투자가 이뤄지면 기업가치는 지난해 대비 3배 늘어나게 된다. 앤트로픽이 오픈AI와 함께 미국 5대 스타트업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 것이다.
8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국 벤처캐피탈(VC) 라이트스피트벤처파트너스가 앤트로픽의 투자 자금 조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앤트로픽은 지난해 멘로벤처스가 진행한 펀딩으로 기업 가치가 180억 달러(약 26조3358억원)였다.
이번 투자가 성사되면 기업가치는 3배 늘어난 540억 달러(약 79조74억원)이 될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CB인사이츠는 앤트로픽이 스페이스X, 오픈AI, 스트라이프, 데이터브릭스에 이어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가치를 가진 스타트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앤트로픽은 2021년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창립 맴버인 다리오 애머데이와 대니엘라 애머데이 남매가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주력 제품은 AI 챗봇 ‘클로드’다. 클로드는 장문의 비즈니스와 법률 문서를 분석하는 데 특화돼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기업 고객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연간 매출은 약 8억7500만 달러(약 1조 2803억원)로 대부분 기업(B2B)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투자 시장은 한국과 같은 AI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AI 스타트업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지난해 10월 자금 조달 당시 1570억 달러(약 229조5026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3년 설립한 스페이스X의 AI 스타트업 ‘xAI’은 5대 기업에는 들지 못하지만 지난달 60억 달러를 끌어모으며 기업가치를 450억 달러로 불렸다.
스타트업 분석업체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벤처 투자 총액은 3140억 달러(약 459조1308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미국 스타트업에는 전 세계 투자액의 57%인 1780억 달러(약 260조3428억원)가 몰렸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