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골단’ 국회 불러들인 김민전… 이준석 “분변 못 가려”

입력 2025-01-09 17:37 수정 2025-01-09 20:42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과 '반공청년단'이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KNN 캡처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반대를 주도하는 2030 조직 ‘반공청년단-백골단’이 9일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의 주선으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백골단은 이승만 정부 시절 민주화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했던 경찰을 부르는 말이다. 이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분변을 못 가리는 정치”라고 맹비판했다.

‘백골단’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윤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에 대해 “무리한 체포 시도를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화기로 무장한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 시도를 하는 것은 내전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는 국가와 안보 위기에 빠지고 극도의 사회적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행위”라고 말했다.

백골단·반공청년단으로 불리는 이들은 경찰과 민주노총의 윤 대통령 체포 시도에 맞서 조직된 ‘대통령 수비대’다.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강경 보수 성향의 2030 남성들을 중심으로 조직되어 있다고 한다. 조직의 공식 명칭은 ‘반공청년단’이며, 관저 앞에서 흰색 헬멧을 쓰고 직접 수비대 활동을 하는 ‘백골단’이 주축이다. 이들의 기자회견은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이뤄졌다.

백골단이 김 의원의 주선으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분뇨차 이전에 분변을 못 가리는 정치”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SNS를 통해 “여당의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공권력 집행을 방해하는 의도로 활동하는 단체를 국회 기자회견장에 데려와 홍보해준다는 말이냐”며 “‘백골단’이 대한민국에서 어떤 의미의 용어인지 정말 모릅니까”라고 지적했다.

백골단은 사복 경찰 시위 진압 부대를 이르는 말이다. 일각에서는 독재 정치의 상징인 ‘백골단’이라는 이름을 민주노총 대항 조직에 사용한다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김정현 반공청년단장은 “지금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는 시민조직 또는 정치세력은 반드시 강력한 수단을 동원해야만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백골단이 적절하다 생각했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본인의 SNS를 통해 “한남초교 앞에서 만났던 청년들의 열정에 감동했다”며 “의원실로 기자회견을 주선해달라는 연락에 조그만 수고를 마다할 이유가 없어서 오늘 당장 하자고 짬을 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노총 시위대의 일부가 경찰을 폭행한 영상을 봤던 터라 하얀 파이버는 방어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반공청년단’이라고) 소개했다”며 “그러나 기자회견 후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청년들로부터 ‘반공청년단이라는 이름에 동의하지 않는다. 백골단이라는 이름도 좌파들에게 명분을 주는 이름이다’라는 문자가 쏟아졌다”고 했다.

김 의원은 “한편으론 그들을 돕겠다는 마음으로 기자회견을 주선한 것이 오히려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청년들을 불편하게 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면서도 “반공청년단이나 백골단이라는 이름도 내가 이래라 저래라할 문제는 아니고 청년들이 스스로 토론을 통해 교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