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학교 위기? 희망을 봤다”…전국 주일학교의 뜨거운 신앙 축제

입력 2025-01-09 17:05 수정 2025-01-09 17:07
수원제일교회 카라합창단이 9일 전국주일학교연합회 전국대회에서 합창하고 있다.

“블레셋 장군 골리앗, 주 하나님 앞에 쓰러졌다네. 쿵!”

9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만난 수원제일교회 카라합창단은 힘찬 발 구르기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무대에 선 40여명의 합창단원은 골리앗을 쓰러뜨린 어린 다윗처럼 기개 어린 눈으로 지휘자를 쳐다봤다. 카라합창단 맏형 박성진(13)군은 “이번 무대에 서기 위해 한 곡을 6개월에서 1년 가까이 연습했다”며 “전 학년이 속해 있어 어린 동생들을 챙겨줘야 하는 점이 힘들기도 했지만 함께 준비하면서 친해졌다”고 말했다.

전국대회 참가한 중학생 워십팀이 9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워십을 선뵈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전국주일학교연합회(회장 정지선 장로)가 개최한 ‘제70회기 전국대회’ 현장에서다. 서울부터 제주까지 전국 77개 노회의 3800여명 주일학교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이 모인 현장은 오전부터 저녁 시간에 이르기까지 성경고사 성경암송 찬양 율동 워십 경연 준비로 분주했다.

제주탐라교회(조진호 목사)에서 온 국승리(19)양은 “주일학교를 졸업하기 전 전국대회를 도전해보고자 워십팀에 참여했다”며 “이번 대회가 첫 출전이지만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준비해 전국대회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조진호(44) 목사는 “아이들이 전국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용기를 얻기도 하고 벽을 마주하기도 한다”며 “그 과정이 아이들의 자립심을 키우고 성장시킨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전국대회 성경고사에 참여한 학생이 9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 본당에서 성경고사 문제를 풀고있다.

앞서 오전에는 본당을 가득 채우는 주일학교 학생들의 성경고사가 있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장년부까지 1200명이 참여했다. 성경고사를 통해 성경에 익숙하지 않은 다음 세대에게 성경을 접할 기회가 마련됐다. 박인하(11)군은 “이번 대회를 위해 두 달간 혼자서 성경공부를 했다”며 “공부한 보람이 있다. 아는 문제가 많이 나와서 자신 있게 풀었다”고 말했다. 임유진(9)양은 “학교 끝나고 매일 시간을 정해서 성경공부를 했다”며 “성경에 어려운 단어가 많이 나와 외우기가 어려웠지만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회장 정지선 장로는 “다음세대 한 생명을 기도하고 살리는 것이 이 대회를 개최하는 이유”라며 “주일학교 대회가 열리면 학생뿐 아니라 교회 학부모 교사가 한 마음으로 다음세대를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정 장로는 “주일학교가 위기라고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희망을 봤다”며 “주일학교가 세워진 지 70년이 된 만큼, 이를 계기로 새롭게 도약하는 해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글·사진=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