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영남 확장 의지 많다”… 민주, ‘동진 정책’ 본격화

입력 2025-01-09 14:5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정당추진특별위원회 출범식 및 협력의원단 발대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조기대선을 앞두고 취약 지역인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를 겨냥한 ‘동진정책’에 힘을 쏟고 나섰다. 비상설 조직인 전국정당위원회를 상설 조직인 전국정당추진특별위원회로 격상했으며 이재명 대표는 전폭적 지원을 공언했다.

민주당은 9일 국회도서관에서 전국정당추진특별위 발대식과 협력의원단 출범식을 열었다. 특위 위원장엔 친명(친이재명)계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공동대표인 이영수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을 임명했고, 원외 지역을 도울 협력의원단의 단장엔 친명계 중진 조정식 의원이 배치됐다.

이 대표는 출범식에서 “국민의힘 압도적 다수 국회의원이 내란행위에 대한 방조, 지지를 넘어 2차 내란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무슨 짓을 해도 의원이 될 수 있으니 그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잘못된 지역주의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민주당도 어려운 지역을 방치한 것이 없지 않다. 전국정당으로 국민께 골고루 선택받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며 “전략 지역 당원들이 뿌리 역할을 하느라 고생하는 점을 알고 있고, 열매가 일부나마 뿌리에 돌아갈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동진정책’을 제안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전국정당화’를 주창하는 등 TK·PK 지역 교두보 확보를 위한 민주당의 노력은 그동안에도 있었다. 다만 이번에는 비상설 조직을 상설 조직으로 승격하는 등 더 힘을 쏟는 모습이다. 특위는 특정 기간 내에 명확한 목표를 부여해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탄핵 정국 이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취약 지역을 집중 공략하고자 조직을 개편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특위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가 취약 지역인 영남에 특히 관심이 많고 꼭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이 대표가 전폭적인 지원을 할 테니 전국정당화에 있어 우리당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제안을 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조기 대선을 목표로 취약 지역의 지지도 확보를 위해 노력하라는 의미의 조직 개편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민주당은 협력의원단의 현역 의원과 동부권 벨트 지역의 매칭을 이미 완료한 상태다. 현역 의원이 ‘제 2의 지역구’처럼 해당 지역의 숙원사업 등을 챙기며 원내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취약지역 당비를 당 차원에서 보전해주는 시스템이 검토되고 있고, 향후 지구당 부활 등도 특위 차원에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일부 협력의원들은 지난 연말부터 매칭된 지역과 소통하며 애로사항 등을 청취한 상태다. 부산 해운대갑 지역 협력의원이 된 김성회 의원(경기 고양시갑)은 “북항 재개발이나 가덕도 신공항 등 숙원사업에 대해 국회에서 더 목소리를 낼 예정”고 말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