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충남권의 연평균기온과 열대야 일수가 모두 역대 1위를 기록하면서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무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지방기상청은 지난해 지역의 기온·강수량 등을 분석한 ‘2024년 충남권 연 기후분석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지난해 충남권의 연평균기온은 14.4도로 평년 12.4도 대비 2.0도 높았다. 기존 1위였던 2023년의 13.5도보다 0.9도 높은 역대 최고 기록이다.
월평균기온도 대체로 평년보다 높았고 2·4·6·8·9월은 역대 가장 높은 기온을 보였다. 여름철 고온이 이례적으로 9월까지 이어지면서 9월 기온이 25.3도를 기록할 정도였다. 연간 열대야일수는 25.7일을 기록, 평년 6.2일의 4배에 달했다.
기온을 높인 주요 요인으로는 높은 해수면온도에 더해 티베트고기압·북태평양고기압 등 고기압의 발달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해역을 비롯한 북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 해상을 통해 국내로 유입되는 공기의 온도를 높였고, 여름철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주변의 따뜻한 해상 위에서 더욱 강화된 것이다.
또 해수면 온도가 높은 북인도양에서 활발히 상승한 공기가 대류권 상부에 티베트고기압을 발달시켰는데, 이 고기압이 우리나라까지 확장하거나 우리나라 동쪽에 고기압을 유도했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지난해 강수량은 1481.4㎜로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시기별로는 평년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실제로 비가 적게 오는 2월에는 99.0㎜가 내려 평년 33.5㎜ 대비 약 3배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반면 비가 집중되는 8월에는 99.8㎜가 내리며 평년 287.1㎜의 35.1% 수준에 그쳤다.
2월은 우리나라 동쪽에서 발달한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다습한 남풍이 불면서 비가 잦았고, 8월은 우리나라까지 확장한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상공을 동시에 덮으면서 고기압권에서 비가 적게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여름철 강수량은 713.8㎜로 평년 719.2㎜와 비슷했으며 이중 80.4%(574.1㎜)가 장마철에 집중됐다.
박경희 대전지방기상청장은 “지난해 충남권에 기록적인 열대야와 집중호우 등 다양한 형태의 이상기후가 발생하면서 지역민들이 많은 불편과 피해를 겪었다”며 “기후위기 시대 기상재해로부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