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 목사) 제주 서귀포시 만성신부전 환자들의 쉼터인 ‘라파의 집’에 따뜻한 후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후원은 신장이식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얻은 두 목사가 동참해 그 의미를 더했다.
만성신부전으로 투병하던 최기완 로아교회 목사는 2004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의 신장이식 결연사업을 통해 서울아산병원에서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당시 목회자의 헌신으로 새 생명을 얻은 그는 감명 깊은 경험을 계기로 목회의 길을 결심했다. 이후 지난해 제주 서귀포시에서 로아교회를 개척했다.
교회 성도는 현재 아내와 본인 단 둘뿐이지만, 최 목사는 분기마다 공익 단체에 후원금을 전달하며 받은 사랑을 나누고 있다. 그는 첫 이식 후 거부반응으로 신장 기능을 잃었지만, 2년 전 아내로부터 신장을 이식받아 두 번째 생명을 얻었다.
최 목사는 지난달 24일 라파의 집의 어려움을 접하고 교회 명의로 100만 원을 후원했다. 그는 “생명나눔이 얼마나 소중한지 몸소 경험했기에, 비록 작은 교회지만 큰 뜻을 품고 후원금을 전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장병으로 고통받던 하늘소망교회 안윤칠 목사는 2001년 아내로부터 신장을 이식받아 새 삶을 얻었다. 그러나 2017년 이식받은 신장의 기능이 다시 악화돼 현재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이틀에 한 번씩 투석 치료를 받는 힘겨운 투병 생활 속에서도 나눔을 멈추지 않았다.
안 목사는 “어려운 상황일수록 나눔의 힘은 커진다”는 신념으로 2020년부터 매달 장기부전 환자를 위한 정기후원을 이어가며 지난해까지 총 240만 원을 기부했다. 그는 “더 많은 환자가 생명의 기적을 마주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2007년 설립된 라파의 집은 혈액투석 치료를 받는 만성신부전 환자들에게 숙식과 치료, 치유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국내 유일의 공간이다. 지금까지 약 1만 명의 환자가 이곳을 거쳐 희망을 얻었다.
김동엽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상임이사는 “신장이식을 통해 생명나눔의 가치를 직접 경험한 두 목사님의 따뜻한 마음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환자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