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폭과 숙련도를 다 고려해야 하니 확실히 준비가 힘들다.”(유상욱 감독)
“솔로 랭크에서도 챔피언이 안 겹치게 연습하고 있다.”(‘구마유시’ 이민형)
“T1이 우승할 것 같다. ‘페이커’ 이상혁이 피어리스에 강할 것 같다.”(‘유칼’ 손우현)
8일 LCK컵 미디어데이의 화두 중 하나는 피어리스 드래프트였다. 피어리스는 이전 세트에서 양 팀이 썼던 챔피언은 다음 세트부터 사용할 수 없는, 한 세트마다 10개의 챔피언이 자동 밴되는 시스템이다. LCK는 오는 15일 개막하는 LCK컵에 이 밴픽 방식을 도입한다.
밴픽 방식이 달라진 만큼 기존과는 다른 재미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T1 김정균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2티어 챔피언이 다음 세트엔 1티어가, 3티어 챔프가 2티어 챔프가 돼 보는 재미가 있다. 5판3선제 경기에서 보는 즐거움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밴픽을 준비하는 코치진으로선 생각할 게 배로 늘었다. BNK 피어엑스 유상욱 감독은 “다양한 챔피언이 나올 것 같아 기대된다”면서도 “피어리스 준비가 확실히 힘들다. 선수들의 챔피언 폭이나 숙련도를 다 고려해서 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LCK CL을 곱씹으면 LCK컵의 양상을 조금이나마 예상할 수 있다. LCK CL에선 이미 지난해 피어리스를 도입한바 있다. 세트마다 조합이 달라져 매 세트 다른 양상의 게임이 펼쳐졌다. 아울러 플레이오프 4세트에서는 금지 챔피언 목록이 중계화면의 위를 빼곡히 채우는 독특한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LCK컵에서는 신예들의 초반 활약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있다. KT 롤스터 손승익 코치와 ‘웨이’ 한길, 디플러스 기아 ‘시우’ 전시우, OK 저축은행 브리온 ‘함박’ 함유진과 ‘하이프’ 변정현, BNK ‘디아블’ 남대근은 2024년을 LCK CL에서 보낸 바 있다. 피어리스 경험 측면에서는 오히려 이 젊은 피들이 앞서나간다.
지난해 LCK CL 팀을 이끌었던 한 지도자는 “2세트까지는 이전 밴픽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3세트부터는 변화가 많다”면서 “4세트에서는 연습한 구도가 나오지 않는 등 생각 이상으로 변수가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상대 팀의 필살기를 뺏어와 소모하는 그림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코치는 “1~2세트 중 승률이 낮아 보이는 세트는 밴픽할 때 과감하게 상대 픽을 빼는 도박을 시도해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가령 상대가 A 챔피언을 골랐을 때 승률이 80%, 자신이 골랐을 때 60%라면 자신들에게 최선의 픽이 아니더라도 A를 고른다는 것이다. 그는 “상대의 80% 승률을 매치에서 제거하고 우리는 당장의 세트에서 60%의 기대치를 갖는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손우현을 비롯한 LPL 리턴파들의 약진도 기대할 만하다. LPL은 지난해 일부 경기를 피어리스로 진행한 바 있다. 2024시즌을 LPL의 썬더 토크 게이밍(TT)에서 보낸 손우현도 피어리스 경험자다. 그는 미디어데이에서 “피어리스에서 중요한 건 선수의 챔피언 폭과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