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사고기 엔진에서 깃털과 혈흔이 발견됐다. 정부는 유전자 추출 등을 통해 조류의 종류, 크기 등을 추정해 사고 원인을 밝혀낸다는 계획이다.
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사고기 엔진 한쪽에서 조류 깃털 17점과 혈흔 1점 등을 수거했다. 항철위는 수거한 깃털과 혈흔을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에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분석 결과를 통해 사고기 엔진과 충돌한 조류의 종류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항철위가 수집한 깃털은 조각난 파편 상태인 데다가 진흙 등에 오염된 상태로 알려졌다. 이에 육안 조사로는 판단이 쉽지 않아 DNA 분석을 통해 조류 종류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깃털 자체에는 DNA가 없고 깃털의 뿌리(모근)의 유전자를 추출해야 하는 어려움이 남아있다. 특히 시료로 보낸 17점의 깃털 중 유전자 추출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는 시료는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자 추출이 되더라도 상태에 따라 정확한 결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 결국 유전자 분석이 마무리될 때까지 결과를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전자 분석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조류의 종류가 확인되면 대략적 크기는 개체 평균 등으로 추정할 수 있다. 국립생태자원관 관계자는 “(시료의) 상태가 좋은 경우 결과가 나오는 데까지 일주일가량 걸린다”며 “사고기 엔진에서 수거된 깃털인 만큼 상태가 썩 좋지는 않지만 최대한 빠르고 정확한 분석 결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