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A 삼킨 ‘지옥의 산불’에…트럼프 “다 민주당 주지사 탓”

입력 2025-01-09 10:25 수정 2025-01-09 13:2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19년 베트남을 방문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산불 확산이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주지사 탓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8일(현지시간) 자신이 설립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뉴섬 주지사는 북쪽에서 내린 많은 양의 비와 눈으로 생긴 수백만 갤런의 물을, 최근 사실상 종말이 온 것처럼 불타는 곳을 포함해 캘리포니아의 여러 지역에 매일 흘려보낼 수 있게 하는 물 복원 선언에 서명하기를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1갤런은 3.78ℓ다.

트럼프 당선인은 뉴섬 주지사가 ‘스멜트(smlet)’라 불리는 물고기를 보호하기 위해 물 공급을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캘리포니아 북부 새크라멘토-샌 호아킨 삼각주에서 다른 지역으로 공급하는 물의 양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린 뉴섬 주지사의 판단을 저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서 발생한 산불. UPI연합뉴스

트럼프 당선인은 “지금 그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나는 이 무능한 주지사가 캘리포니아에 아름답고 깨끗하며 신선한 물을 공급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은 그(뉴섬 주지사)의 책임이다. 무엇보다 소화전과 소방용 비행기에 공급할 물이 없다. 진정한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뉴섬과 그의 LA 직원들이 진화한 화재는 0%에 불과하다. 어젯밤보다 더 심하게 불타고 있다”며 “이건 정부가 아니다. 나는 1월 20일(대통령 취임식)까지 기다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서 발생한 산불.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대선 기간 해당 지역에 물 공급을 공약하면서 뉴섬 주지사의 정책 전환을 요구했다. 뉴섬 주지사가 기존 정책을 고수할 경우 캘리포니아 산불에 대한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을 보류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뉴섬 주지사는 트럼프 당선인이 언급한 ‘물 복원 선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뉴섬 주지사는 X(엑스·옛 트위터)에 “물 복원 선언과 같은 문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트럼프의 언급)은 순전한 허구”라며 “주지사는 정치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소방관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자원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서 발생한 산불.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이번 산불은 LA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남긴 산불로 기록될 전망이다. 4개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8만명이 대피했다. 특히 LA 해안가 부촌 지역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발생한 산불이 국지성 돌풍 ‘샌타 애나’로 인해 통제 불능 수준으로 확산되면서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