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보릿고개 넘은 게임 산업, 올해 기지개 켤까

입력 2025-01-09 10:00

수년간 어렵사리 보릿고개를 넘어온 한국 게임 산업이 올해엔 어깨를 펼 수 있을까. ‘상저하고’ 전망이 조심스레 나온다.

게임 산업과 같은 콘텐츠 분야는 필수 소비재가 아닌 탓에 경제 상황을 후행하는 경향이 짙다. 지난해 한국 경제는 수출 부진 등의 영향으로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보다 더 상황이 악화했단 평가를 받는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게임사들은 이와 같은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며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 게임사가 있는가 하면 사내 조직을 통째로 폐업하는 사례까지 있었다.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인해 자본 잠식을 겪은 게임사들은 권고사직·조직 개편을 통해 고정비 슬림화를 단행했다. 연말과 연초 사이 지급하는 성과급도 일부 게임사를 제외하고 대폭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추세인 것으로 전해진다. 제로 금리 당시 확장했던 게임 개발 외 사업도 대부분 날개를 접는 분위기다.

뼈를 깎는 쇄신이 올해 가시적 결과물로 이어질지 관심사다. 당장 상반기 전망은 밝지 않다. 탄핵 정국에 무안 공항 사고가 겹치며 신작 마케팅을 자제하거나 출시일을 미루는 분위기다. 더군다나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의 3중고로 경기 회복이 더뎌졌다.

지난해 말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평가는 희소식이다. 신작 흥행에 따라 게임사들이 기지개를 켤 수 있을 거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요근래 게임사들의 해외 매출 비중이 늘어난 덕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흥행이 환차익으로 연결될 여지도 있다. 올해 ‘인조이’ ‘붉은사막’ ‘카잔’ 같이 해외에서 큰 관심을 받는 굵직한 신작 라인업이 대거 시동 걸 채비를 하고 있다. 상반기 마지막 고난의 행군을 한 뒤 하반기 비로소 반등의 물꼬를 트는 ‘상저하고’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