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군부, 마두로 배신 가능성…시리아 정권 붕괴에 불안”

입력 2025-01-09 00:03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EPA연합뉴스

부정선거 의혹을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3선 취임식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베네수엘라 군부의 지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7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의 비밀 은신처에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를 갖고 군부 지도자들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몰락 이후 러시아와 이란으로부터 버림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두로 정부는 그동안 알아사드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는 인터뷰에서 “마두로가 알아사드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지 않았겠느냐”면서 “그를 따르는 장군들은 몰락한 시리아 장군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미래를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두로는 지난해 7월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를 발표했지만, 이를 입증할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야권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개표 결과를 근거 삼아 야권 대선 후보였던 에드문도 곤살레스 전 아르헨티나 대사의 압도적인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서방은 베네수엘라 선거 당국의 개표 불투명성을 지적하며 곤살레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군과 경찰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서도 반(反)마두로 정서가 강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마차도는 “마두로에게 남은 것은 억압뿐”이라며 “그 억압이 무너지면 정권은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은 마두로 취임식 전날인 9일 취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마차도는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며 “우리의 투쟁은 평화적이지만 강력하고 확고하다. 두려움을 극복해야만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T는 지난 대선 이후 2000명 이상이 탄핵 시위에 참여했다가 투옥됐다고 전했다.

마두로는 오는 10일 예정된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카라카스 도심 내 군·경 배치를 늘리며 보안을 강화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는 10일 국민과 군대, 경찰이 완벽하게 하나 돼 베네수엘라의 미래를 위해 함께 맹세하자”고 밝혔다.

한편, 마두로 정부의 체포 위협을 피해 해외로 피신한 곤살레스 전 대사는 최근 워싱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미국의 지지를 확인받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곤살레스를 ‘베네수엘라 대통령 당선인’이라고 부르며 베네수엘라 국민의 민주주의를 향한 용기에 경의를 표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