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위한 기도는 단순히 통일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기도입니다. 구약과 신약의 인물들이 자기 민족을 위해 기도했던 것처럼, 우리도 북한을 위해 함께 기도해야 합니다.”
남북한 청년들이 함께 통일의 때를 준비하는 ㈔비전유니피케이션(대표 김진성)의 2025년 신년총회가 열린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나인트리호텔 라운지에서 만난 연광규(44) 목사는 분단 80주년을 맞아 더 절실한 기도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통일은 정치, 경제, 문화 등으로 답을 찾을 수 없는 하나님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연 목사는 북한 함경남도 리원군 출신으로 지난해 미국 텍사스주 새빛침례교회(김형민 목사)에서 미주 남침례교단 최초로 목사 안수를 받은 북한이탈주민이다. 그는 북한 보위부에서 군 복무 중 이모부의 고문 사망 소식에 분노해 보위부 간부를 폭행했다가 수감돼 극심한 노역 등으로 영양실조를 겪다가 풀려나 2004년 중국으로 탈북했다.
중국에서 조선족 선교사를 통해 성경을 접한 연 목사는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며 신앙훈련을 받았다. 그는 신앙을 통해 치유와 회복의 기적을 체험했다고 고백했다. 특히 학창시절 패싸움에 휘말려 삽에 맞아 생긴 머리 외상의 흉터를 언급하며 “금식기도 중 하나님께서 기적적으로 머리를 회복시키시고 친히 만나주셨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20일간 금식기도를 하던 중 출애굽기 3장 10절 말씀을 통해 민족을 위한 사명을 깨달았고, 모세처럼 북한을 위한 기도와 선교의 소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소명을 계기로 그는 북한 선교사로 파송돼 복음 전파에 나서게 됐다.
이후 2005년 북한으로 돌아가 가족과 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다 체포돼 8년형을 선고받았지만 형기 단축으로 4년 반 만에 석방됐다. 이후 그는 다시 지하교회 ‘여호와닛시’를 세우며 복음 전파에 나섰다. 연 목사는 “많은 탈북민이 중국에서 복음을 듣고 훈련받은 뒤 북한으로 파송돼 지하교회를 세웠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으로 파송될 때 라디오 12대, 성경책 26권 등을 가지고 갔다. 지하교회는 라디오 전파를 통해 극동방송 설교와 말씀을 듣고 각 처소에서 예배를 드리며 계속해서 부흥했다. 성도들은 십일조로 양말 한 켤레를 나누는 등 소박하지만 은혜를 끼치는 삶을 통해 전도를 이뤄냈다.
하지만 지하교회가 발각되며 더는 북한에서 사역할 수 없게 됐고 2012년 아내 김은주 사모와 함께 두만강을 건너 한국에 입국했다. 서울 장로회신학대학에서 신학과 학부와 목회학 석사를 마친 그는 인터뷰차 극동방송을 방문했다가 만난 김장환 목사 추천으로 2023년 1월부터 미국 달라스침례신학대학(DBU) 쿡리더십 스쿨에서 석사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 연 목사의 가장 큰 꿈은 평양에 신학교를 세워 복음 통일 시대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한반도에 복음 통일이 이뤄지는 날 북한 평양에 극동방송 평양지부를 세우고 북한 모든 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면서 “평양 신학교를 세우고, 크리스천 종합대학을 설립하는 것이 제 꿈”이라고 말했다.
통일 시대 인재 양성을 위해 지난해 2월 ‘비전 포 리유니피케이션 오브 코리아 코퍼레이션그룹(VISION FOR REUNIFICATION OF KOREA CORPORATION GROUP)’을 창립했다. 이를 통해 북한선교와 통일의 학문적 기반 마련, 탈북민 지도자 훈련 등을 계획 중이다.
연 목사는 “‘복음통일 시대를 살아갈 하나님의 일꾼들이 준비됐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에서 출발한 단체”라며 “이스라엘이 바벨론의 포로로 끌려갔을 때 에스라와 느헤미야처럼 하나님의 일을 맡을 사람들이 미리 준비된 것처럼 통일된 한반도에서도 하나님 나라를 세울 준비된 일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