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와 계약하며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성공한 김혜성(26)의 주전 경쟁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시즌까지 주전 2루수였던 개빈 럭스가 트레이드되면서 팀 내 2루수 자원 4순위에서 3순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현지에선 올 시즌 성적을 예상하는 보도가 처음 나오는 등 김혜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8일(한국시간) 다저스 홈페이지에 공개된 ‘뎁스 차트’를 보면 김혜성은 2루수 세 번째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뎁스 차트는 특정 포지션에 설 수 있는 선수 명단을 말한다. 전날까지만 해도 2루수 첫 번째 자리에 있던 럭스가 신시내티 레즈로 이적하면서 이날부터 차트 구성이 새롭게 바뀌었다. 내·외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크리스 테일러가 2루수 1순위 자리에 올랐다. 테일러는 3루수(2순위), 유격수(4순위), 좌익수·중견수(2순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2루수 2순위엔 다저스의 주전 유격수 무키 베츠 이름이 놓여 있다. 베츠는 유격수 명단엔 첫 번째로 올라 있다. 김혜성은 이들의 뒤를 잇는다. 2루수 3순위와 유격수 5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KBO리그에서 주로 2루수로 활약한 김혜성은 2루수 자리를 놓고 테일러와 내·외야를 오가는 한국계 토미 현수 에드먼(2루수 4순위)과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에드먼은 중견수(1순위)와 유격수(3순위) 자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김혜성과 경쟁할 선수들은 MLB에서 잔뼈가 굵긴 해도 실력이 뚜렷한 내림세를 그리고 있다. 2014년 데뷔한 테일러는 2024시즌 백업 요원으로 출전하며 타율 0.202 43안타 23타점에 그쳤다. 에드먼도 정규시즌 타율 0.237 33안타 20타점으로 부진했다. 다만 에드먼은 포스트시즌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서 깜짝 활약하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고 월드시리즈 5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우승에 일조했다.
김혜성은 지난 4일(한국시간)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이날 환율 기준 320억2300만원)에 계약했다. LA 에인절스(5년 2800만 달러) 등 당장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구단들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받았으나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다저스를 선택했다.
미 매체 ESPN은 이날 김혜성의 올 시즌 성적을 예상했다. ESPN은 “김혜성의 수비와 주루 능력은 김하성(30)과 비슷하지만, 힘은 다소 약한 편”이라며 타율 0.270에 152안타 9홈런 27도루를 전망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