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반대 집회에 트럼프 모자가?… 美 CNN도 주목

입력 2025-01-08 16:03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보수단체가 주최한 탄핵 반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체포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반대 집회에 나타난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도둑질을 멈추라) 슬로건과 빨간 캡 모자에 외신이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CNN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상징과도 같은 슬로건과 빨간 캡 모자가 서울 한복판에서 등장한 것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CNN은 7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스톱 더 스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가 윤 대통령 탄핵 드라마의 일부인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매체는 “많은 사람이 ‘스톱 더 스틸’이라는 슬로건이 새겨진 팻말을 든 채 1월의 혹독한 추위에 맞서 싸웠고, 미국 국기를 흔들고 빨간색 MAGA 모자를 썼다”며 “이 장면은 워싱턴 D.C에서 1만1000㎞ 떨어진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펼쳐졌으며 직무정지된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강경 보수 지지자들은 그의 자택 밖에 모여 대통령이 체포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톱 더 스틸’은 트럼프 당선인이 2020년 대선 선거 패배 후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내건 슬로건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문구가 적힌 빨간 캡 모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줄곧 유세 현장에서 착용해 화제가 됐다. 온라인상에선 일명 ‘트럼프 모자’로 불리며 불티나게 팔렸다.

CNN은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태극기와 함께 성조기를 흔들고 있었다”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영감을 받은 빨간색 모자가 친윤 집회에서 약 5.5달러(약 80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불법 탄핵에 반대한다’는 한글 문구가 흰색 글씨로 새겨져 있다”고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유세 현장에서 쓴 마가(MAGA) 모자. 연합뉴스

이 매체는 미국 보수 지지자 사이에서 4년 전 확산됐던 슬로건이 서울 한복판에서 재현된 건 수십년간 이어져온 한미동맹, 양국 보수주의자의 유대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은 부정 선거를 주장했으나 어느 것도 법정에서 검증된 바가 없다”며 윤 대통령도 계엄이 실패한 후 지난해 4월 치러진 선거와 관련해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했지만 이 혐의는 당국이나 사법부에서 입증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