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 “보상금만 몇 명이냐, 가족 다수가 사망한 집은 신나겠다”라는 악플(악성 댓글)을 올린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전남경찰청은 무안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을 모욕한 혐의(명예훼손 등)를 받는 서울에 거주하는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왜 이런 악플을 썼느냐는 경찰관에게 “뉴스를 보다가 별생각 없이 올렸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날 기준 악성 게시글 174건을 사자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158건의 압수 수색 영장을 신청해 이 중 39건을 집행, 피의자 13명을 특정했다.
악플과 비방글의 내용은 주로 보상금이나 태국 방콕 여행 관련 고인 능욕, 유가족 비방, 허위 사실 유포다. “(희생자) 추모를 왜 해야 하느냐” “막대한 보상금을 받지 않느냐” “(추락 항공기를 몬) 기장의 영웅 놀이” 등 표현이다. 희생자 발인이 대부분 끝난 이날까지도 인터넷에는 악플과 비방글이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다. 악질적 게시자 일부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돌아다니며 같은 내용의 비방글을 여러 차례 올리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참사 현장에서 무료로 유가족들의 법률 상담을 맡고 있는 광주지방변호사회도 쏟아지는 악플과 비방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변호사회는 지금까지 악플과 비방글로 인한 피해 사실 9건을 특정해 게시자 6명에 대한 고소를 진행하고 이번 주까지 전수 조사해 최소 수십건을 추가 특정,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변호사회 관계자는 “악플과 비방글 수백건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보기 어려울 정도다. 사회가 인간성을 회복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자원 봉사자를 가장해 공항에 잠입, 실의에 빠져 있는 유가족들의 모습 등을 여과 없이 내보내고 허위 사실을 유포한 일부 개인 방송 진행자를 수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악플과 비방글이 많은 포털 사이트와 온라인 플랫폼,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사 53곳에 공문을 보내 “유가족들이 제2차 피해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해 모니터링과 신고 기능을 활성화해달라. 또 악플이나 비방글을 발견하면 즉각 삭제해달라”라고 요청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