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청주 30대 환자, 병원 22곳 돌다 수원으로

입력 2025-01-08 11:18 수정 2025-01-08 12:09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 앞에 구급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연합뉴스

충북 청주에서 심정지 상태에 빠졌던 30대 응급환자가 20곳 넘는 병원에서 이송을 거부하면서 약 100㎞ 거리에 있는 경기도 수원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8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2시13분쯤 청주 청원구 오창읍의 한 상가에서 “여자친구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35)는 숨을 쉬고 있었으나 의식이 명료하지 않아 통증에만 반응하는 상태였고, 산소포화도도 정상범위 이하였다. A씨는 자신의 가게에서 신고자인 남자친구 B씨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이에 B씨가 심폐소생술을 해 호흡이 돌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119구급대는 뇌 손상 등을 우려해 A씨를 중환자로 분류했고, 충북 유일 상급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을 비롯해 충청권과 수도권 병원 22곳에 이송 가능 여부를 문의했으나 모든 곳에서 진료과 부재, 전문장비 부족 등을 이유로 힘들다는 답변을 받았다.

결국 A씨는 신고 접수 3시간30여분 만인 오전 5시46분쯤 현장에서 약 100㎞ 떨어진 경기도 수원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소방 관계자는 “A씨는 병원 도착 직전에야 의식을 회복했을 정도로 위중한 상황이었고 깨어난 이후에도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불가했다”며 “이송이 지연된 만큼 환자에게서 마비 등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