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칩 선두주자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7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관련해 여전히 ‘테스트 중’이라고 밝혔다. 10개월째 테스트가 진행되는 이유로는 “새로운 설계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황 CEO는 7일 세계 최대 가전·ICT 전시회인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5’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일(8일)이 수요일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것처럼 삼성의 성공을 확신한다”고 전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고성능 제품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테스트 중이다.
그는 “원래 엔비디아가 사용한 첫 HBM 메모리는 삼성이 만든 것이었다”며 “그들은 회복할 것(recover)”이라고 자신했다. 황 CEO는 지난해 3월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도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10개월 넘게 아직 테스트 중인 셈이다.
‘테스트에 왜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느냐’는 질문에 황 CEO는 “한국은 서둘러서 하려고 한다(impatient)”면서 “오래 걸리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은 새로운 설계를 해야 하고 할 수 있다”며 “그들은 매우 빠르게 일하고 있고 매우 헌신적”이라고 설명했다.
황 CEO는 또 전날 발표한 새로운 GPU 지포스 ‘RTX 50’ 시리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새 시리즈에는 삼성과 SK하이닉스를 제치고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메모리 GDDR7이 들어간다. 그는 삼성과 SK 메모리가 들어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삼성과 SK는 그래픽 메모리가 없는 것으로 아는데, 그들도 합니까”라고 되물었다.
그는 최태원 SK 회장과 회동 계획도 밝혔다. 최 회장은 CES 참관차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이번 CES 기간에 최 회장을 만나느냐’는 질문에 “만날 예정이다.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