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재발부 이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8일 오전 영하의 추위에도 탄핵 찬반 양측의 밤샘 집회가 이어졌다.
이날 신고된 체포 찬성 측 시위대는 1만6000여명이고 체포 반대 측은 3500여명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영장 집행이 임박해지면 시위대는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전에는 전광훈 목사가 주축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와 신자유연대 등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 지지자 600여명(경찰 추산)이 루터교회와 일신홀 앞에 모였다. 일부 참가자는 텐트를 쳤고 주최 측은 난방 버스를 배치했다.
참가자들은 빨간 경광봉을 쥐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대한민국 지키자’ ‘이재명 구속’ ‘탄핵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으므로 체포영장이 불법·무효’라는 입장이다.
체포 반대 집회에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장동 사건으로 얽혀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도 참석했다.
반대로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 수십 명은 일신홀 앞에 집결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 즉각 체포를 주장하는 손팻말을 흔들고 “윤석열 체포” 구호를 외치며 공수처의 조속한 체포영장 집행을 촉구했다.
양측 집회 참가자들은 안전 펜스를 사이에 두고 욕설과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지만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들 사이에 중형버스를 세워 접촉을 제지하고 있다. 탄핵 찬반 양측 집회는 오후에도 관저와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대통령 관저는 체포 저지를 위해 사실상 요새화된 모습이다. 지난 3일 첫 체포 시도가 무산된 뒤 관저 입구에는 철조망이 새롭게 설치됐다. 차벽도 추가로 늘어섰다. 관저 정문에 1대를 배치하고, 문 안쪽으로도 버스 3대 이상을 가로·세로로 주차해 강제 진입을 막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