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의 마지막 워싱턴 방문…의회 추도식에서 공화 민주 초당적 찬사

입력 2025-01-08 08:59 수정 2025-01-08 09:22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부부가 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중앙홀에 놓인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관을 바라보며 추모하고 있다. 연합뉴스

향년 100세로 별세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시신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 안치됐다. 미국 공화 민주 양당 의원들이 추도식에서 참석해 한 목소리로 고인을 추모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의사당 중앙홀에서 거행된 추도식에서 “카터는 국민을 위해 봉사했고 자신이 만난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을 남기고 떠났다”며 “카터의 업적은 우리의 어떤 찬사보다도 카터를 더 크게 대변한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카터의 윤리적 정치와 중동 평화를 위한 노력, 환경 보호 정책 등을 언급하며 “그의 업적은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메아리칠 것”d이라고 했다. 또 자신의 어머니가 어린 시절 카터의 ‘인격의 힘’에 감탄했다고 전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시신이 안치된 관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의회 의사당 중앙홀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 속 최초의 대통령이 카터라는 점을 거론하며 “성인이 된 지금 왜 그가 모든 사람의 관심을 사로 잡았는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당 소속 존 튠 상원 원내대표는 카터의 해비타트(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단순히 이름을 빌려주거나 갈라(Gala) 행사에 한 두 번 참석하는 것은 지미 카터의 스타일이 아니었다”며 “그는 잡초와 흙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이곳에 있었다”고 말했다. 추도식에는 유가족도 참석해 카터의 시신이 담긴 관에 손을 얹으며 작별 인사를 했다.

뉴욕타임스는 “죽은 카터는 지금 살아있는 정치인들이 하기 힘든 일을 해냈다”며 “양당 지도자들을 하나로 모아 워싱턴을 집어삼키는 격렬한 당파 싸움을 잠시 휴전시키는 통합의 순간을 만들어냈다”고 했다.

앞서 카터의 시신은 이날 오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카터센터를 출발해 항공편으로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의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안착했다. 성조기로 뒤덮인 관은 영구차에 실린 뒤 워싱턴 시내 미 해군 기념관으로 향했다. 해군 출신인 카터를 추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어 카터의 운구 행렬은 미 의회 의사당으로 이동했다. 운구 행렬이 지날 때마다 많은 시민이 카터의 마지막을 추모했다.

카터의 시신은 의사당 중앙홀에 9일 오전까지 안치된다. 이어 국가 장례식은 9일 오전 10시 워싱턴 국립대성당에서 전·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 등이 추모사를 할 예정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도 장례식에 참석한다. 카터의 시신은 고향인 조지아주의 플레인스로 옮겨져 먼저 별세한 부인 로잘린 여사 묘소 옆에 안장된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