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조선 흑해 침몰에 ‘검은 재앙’…돌고래 32마리 떼죽음

입력 2025-01-08 00:02
27일(현지시간) 러시아 흑해 아나파 해변에서 기름 유출 정화 작업 도중 발견된 돌고래의 사체. 지난달 15일 케르치해협에서 러시아 유조선 볼고네프트 212호와 239호가 침몰하면서 대규모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TASS연합뉴스

러시아 케르치해협에서 발생한 유조선 침몰 사고로 대규모 기름 유출이 발생하면서 돌고래 30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 해양 생태계가 심각한 피해를 당했다.

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흑해 연안 소치에 본부를 둔 ‘델파 돌고래 구조연구소’는 지난달 15일 발생한 유조선 침몰 사고로 인한 기름 유출로 돌고래 32마리가 죽었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간) 유조선 기름 유출로 오염된 뿔논병아리가 스타니차 블라고베셴스카야 인근 해변을 배회하고 있다. TASS 연합뉴스

사고 당시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와 크림반도를 잇는 케르치 해협에서 러시아 유조선인 볼고네프트 212호와 239호가 악천후로 침몰했다.

이 사고로 대량의 석유가 해양으로 유출돼 사고 지점에서 약 250㎞ 떨어진 세바스토폴 해안까지 오염됐다. 이에 크림반도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18일(현지시간) 기름에 뒤덮인 뿔논병아리가 스타니차 블라고베셴스카야 인근 해변에 앉아 있다. TASS 연합뉴스

연구소는 "비상사태 선포 이후 해안가에서 발견된 고래목 동물 61마리 중 32마리는 기름 유출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나머지 29마리는 기름 유출 이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생태적 재앙"으로 규정하며 긴급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24일(현지시간) 러시아 케르치의 자원봉사 센터에서 한 자원봉사자가 기름 유출로 오염된 검은목논병아리의 기름을 제거하고 있다. TASS연합뉴스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전날 사고 수습을 위해 크라스노다르 아나파와 템류크 지역 해안에서 9만6000t 이상의 오염된 모래와 흙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이번 사고로 오염된 토양의 규모가 최대 20만t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