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시·도 기부 행렬, 9곳서 총 21억…추모공간·특별법 추진

입력 2025-01-07 12:27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2일 무안공항에서 박명균 경상남도 행정부지사로부터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위로 성금을 전달받고 있다. 전남도 제공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179명의 희생자가 발생해 유가족은 물론 도민과 국민까지 헤아릴 수 없는 슬픔에 잠긴 가운데 그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한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참사 10일 만에 전국 9개 시·도에서 21억원의 기탁금이 모아졌다.

7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12월 31일 경북도와 부산광역시가 제일 먼저 각각 2억원과 1억원을 지정기부처를 통해 기탁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첫 테이프를 끊었다.

전남도와 다양한 분야에서 영호남 상생협력사업을 펼치는 경북도는 김학홍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한 경북대표단을 꾸려 사고 현장을 찾아 희생자를 조문하고, 경북도 재해구호기금으로 마련한 성금을 전달키로 했다.

지난 1일엔 전남도와 광역상생협력을 이어가고 있는 경기도의 김동연 지사가 무안공항 분향소를 찾아 사고 희생자를 조문하고, 재해구호기금으로 마련한 성금 5억원을 쾌척키로 했다.

당시 김동연 지사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실의에 빠진 유가족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또 2일 경남도는 박명균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한 경남도대표단이 무안공항 분향소를 찾아 2억원을 지정기부처에 맡기기로 했다.

같은날 서울시와 전북도도 각각 5억원과 2억원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1200만원 상당의 의약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3일엔 강원도와 울산광역시가 각 1억원, 충남도가 2억원을 희사하겠다는 뜻을 전달해왔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사고의 슬픔을 함께 나누고 유가족과 도민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성금 기탁을 결심한 시·도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 위기를 위기로 끝내지 않기 위해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유가족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꿋꿋하게 일상을 되찾도록 사고 수습 후속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이번 참사의 희생자 넋을 기리고 유가족의 아픔을 나누기 위해 추모 공간 조성을 추진한다. 무안국제공항 인근에 약 460억원을 들여 약 7만㎡규모로 추모탑과 추모홀, 방문객 센터, 유가족 위로를 위한 숲과 정원을 조성, 아픔을 기억하고 치유로 나아가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피해 지원 특별법’ 제정도 추진한다. 특별법에는 ▲배상금, 위로지원금, 손실보상금 등 피해 보상 근거 ▲심리상담, 정신질환 검사·치료 지원 규정 ▲긴급복지와 아이돌봄 지원을 강화해 유가족 생활 안정에 기여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특별지원 방안 ▲심리상담과 치료를 위한 트라우마센터 설치, 추모사업과 추모공원 추진에 대한 지원 근거 등을 담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동북아 관문공항 위상에 맞는 무안국제공항 조성을 위해 최첨단 조류 감시·퇴치 시스템 도입, 대형기종 이·착륙이 가능한 국제공항 수준의 활주로 건설을 정부에 건의하고, 조기 운항 개시를 통해 빠른 시일 내 정상 운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또한 국가 주도로 범정부 협의체를 구성해 항공사 손실보조금 등 행·재정적 방안을 모색하고, 특별재난지역임을 감안해 항공사 법정 노선 휴지 기간의 무기한 유예를 정부에 건의하는 한편, 항행 안전시설은 신속히 복구해 공항 폐쇄 기간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운영이 중단된 무안국제공항의 폐쇄 기간도 일주일 연장됐다. 당초 이날까지 폐쇄키로 했으나 한미 합동조사팀이 조사를 진행하는데 따라 현장 보존 등을 위해 14일 오전 5시까지로 연장했다.

무안=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