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속 점막에서도 미세 플라스틱 나왔다…“90%가 파편”

입력 2025-01-07 10:43 수정 2025-01-07 10:58
게티이미지뱅크

사람의 콧속 점막에 미세 플라스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규명됐다.
미세 플라스틱은 1㎛(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5㎜ 크기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근래 인체 유해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중앙대병원 이비인과 민현진 교수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정진영 박사 공동 연구팀은 인간 비강 조직 샘플에서 미세 플라스틱의 식별 및 특성을 분석한 연구논문을 국제 학술지 ‘알레르기 및 비과학 국제포럼(International Forum of Allergy and Rhin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중앙대병원의 코 수술 환자 중 연구에 참여하기로 동의한 대상자들에서 수술 전 코털과 코 내부에 위치별 중비갑개(가운데 코선반), 하비갑개(아래 코선반), 비인두액, 중비강액 부위에서 샘플을 각각 채취해 미세 플라스틱의 존재 유무 및 그 특징을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화학적 특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총 10개 비강 샘플의 다섯 가지 부위에서 모두 390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을 확인했다.
각 부위에서 발견된 미세 플라스틱의 개수는 코털 86개, 하비갑개 93개, 중비갑개 51개, 비인두액 129개, 중비강액 31개였다.
주요 플라스틱 유형은 폴리에틸렌(PE), 폴리에스터, 아크릴 폴리머, 폴리프로필렌(PP), 폴리스티렌(PS), 폴리스티렌 코폴리머,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코폴리머, 폴리우레탄(PU) 등이었다.
이들 미세 플라스틱의 대부분(90.77%)은 파편(fragment) 형태였으며 섬유(fiber)는 9.23%였다.

민현진 교수는 7일 “산업화로 인해 플라스틱 사용이 증가하면서 플라스틱 조각의 분해를 통해 미세 플라스틱이 생성되거나 다양한 산업의 생산과정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자연 환경에 존재하는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 내로 흡수될 가능성과 흡수된 이후 인체 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관심과 연구가 있어 왔다”고 전했다.

미세 플라스틱은 선행 연구를 통해 체내 염증 유발, 조직·기관 손상 및 기능 저해, 장 손상, 뇌 신경 독성 및 행동 변화뿐만 아니라 생식 독성(정자와 새끼 수 감소), 청력 손실, 발달 지연, 대사 장애, 면역 체계 변화까지 초래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코를 포함하는 호흡기에서도 염증을 유발하여 비염, 기관지염, 천식 같은 호흡기질환의 악화 및 폐 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토대로 향후 비강 내에서 미세 플라스틱 검출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현진 교수 진료 장면. 중앙대병원 제공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