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과 이자전지 업황 부진에 더해 원·달러 환율 급등 여파로 포스코의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실적과 목표가 전망이 줄줄이 하향 조정되는 수모를 겪는 중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4분기 이익 눈높이는 증권가의 기존 추정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NH투자증권은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예상 매출이 18조4460억원으로 전년 동기(18조6640억원) 대비 1.2%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기존 추정치인 19조180억원보다 6000억원가량 낮으며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당기순이익 예상치는 6100억원으로 역시 기존 추정치인 1조80억원에 비해 4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이익 눈높이가 낮아진 주요 원인은 환율 상승이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1469.7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계엄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달 2일(1401.3원)에 비해 5%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환율이 오르면 원가의 60%를 차지하는 철강재 수입 비용이 늘어나지만 이를 즉각적으로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는 힘들다. 중국의 저가 공세 탓이다. 포스코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법인세비용 차감 전 당기순이익이 5835억원 줄어든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통화스와프를 비롯해 내추럴 환헤지 등 환위험 관리 장치가 있지만 환율이 예상 범위를 뛰어넘으며 이익 창출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그룹의 양대 축인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동반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철강의 경우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와 건설경기 불황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도 가동 초기 단계에서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의 목표가도 줄줄이 낮아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포스코홀딩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47만원에서 38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도 기존 51만원에서 39만원으로 23% 하향했다. 지난 3일 삼성증권도 실적 전망치를 낮춰 잡으며 목표주가를 기존 43만원에서 38만원으로 내렸다. 2023년 6월 목표가를 80만원으로 제시한 이후 1년 반 동안 8번째 하향 조정이다.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중국의 부동산 판매 면적이 늘며 철강 수요가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만 아직 업황 개선으로 보기는 이르다. 새해에도 전기차 수요 부진 장기화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우려가 산재해 있다. 유럽 당국이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등 환경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