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 훌륭해? ‘오겜2’ 보이콧”…난리난 베트남 상황

입력 2025-01-07 05:55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에서 베트남 전쟁이 언급된 장면을 두고 베트남 현지에서 반발이 터져 나오면서 보이콧 움직임마저 일고 있다.

베트남 기관지 라오동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베트남 영화부 관계자는 “‘오징어 게임2’에 대한 논란을 인지하고 있다”며 “영화법 위반 여부를 검토·평가 중이다. 규정 위반이라는 결론이 나오면 법에 따라 처리할 예정”이라고 최근 밝혔다.

논란이 된 대사는 배우 강하늘이 연기한 대호가 해병대 선배인 정배(이서환)에게 해병대 복무 사실을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나왔다. 극 중 정배가 “(부모님이) 2대 독자를 해병대에 보내셨나”라고 묻자 대호는 “좀 남자다워지라고 아버지가 보내셨다. 아버지가 월남전 참전용사이셨다”고 답했고, 이에 정배는 “아버님이 훌륭하시네”라고 받아쳤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이 장면을 두고 베트남 시청자 사이에서는 “베트남 전쟁을 정당화했다”거나 “베트남의 아픈 상처를 건드렸다”는 등의 비판이 제기됐다. “일본의 식민 지배를 비판하는 한국이 베트남에 군을 파병한 일은 업적으로 자랑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는 넷플릭스 베트남 측에 재검열을 요청하고 베트남 지역에서 해당 드라마를 삭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극 중 정배 역을 연기한 배우 이서환은 해당 논란과 관련해 “우리나라 기준에서 2대 독자를 해병에 보냈다는 것이 훌륭한 일이라는 대사다. 다만 베트남 분들로선 마음이 아플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오해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 싶다. 배우들의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대한 책임이 얼마나 큰지 느꼈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넷플릭스 코리아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흔히 월남전이라 불리는 베트남 전쟁은 1955~1975년 20년간 이어지며 수백만 명의 희생자를 냈다. 소련과 중국의 지원을 받은 북베트남과 미국과 서방 국가의 지원을 받은 남베트남으로 나뉘어 전쟁을 치렀는데, 당시 한국군은 미군 요청에 따라 32만명의 병력을 파병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