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히 저희가 기획한 프로그램을 관객에게 들려드린다는 점이 가장 설레요.”
2025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선정된 현악사중주단 아레테 콰르텟은 6일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4차례 예정된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레테 콰르텟은 바이올린 전채안 박은중, 비올라 장윤선, 첼로 박성현으로 구성됐다. 금호아트홀은 2013년부터 기량이 뛰어난 젊은 음악가를 매년 상주음악가로 선정하고 있는데, 독주자가 아닌 현악 사중주단이 상주음악가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1바이올린을 맡고 있는 전채안은 “아레테 콰르텟은 대학 시절 실내악을 좋아하는 선후배가 모여서 연주하다가 정말 열심히 할 사람들이 모여 팀을 구성하게 됐다”면서 “3일간 밤을 새우며 고민한 끝에 만든 팀명 ‘아레테(Arete)’는 그리스어로 ‘특출한 재능’이라는 뜻이다. 탁월한 앙상블이 되고 싶다는 우리의 포부를 담았다”고 밝혔다.
아레테 콰르텟은 2019년 창단돼 2020년 금호영재체임버콘서트로 데뷔했다. 2021년 프라하 봄 국제 음악 콩쿠르를 시작으로 2023년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 2024년 리옹 국제 실내악 콩쿠르에서 연이어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노부스 콰르텟의 뒤를 이을 차세대 현악사중주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노부스 콰르텟의 리더 김재영은 이들의 선배이자 스승이기도 하다.
리더인 첼로의 박성현은 “2020년 금호영재체임버콘서트 데뷔 무대 직후 담당자에게 (독주자가 아닌) 팀도 상주음악가가 될 수 있는지 겁 없이 물었는데, 시간이 지나 이렇게 상주음악가 됐다”면서 “우리의 성장이 한국 클래식계에 어떤 방향성을 제시한다고 생각하니 많은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고 강조했다.
아레테 콰르텟은 창단 멤버였던 제2바이올린 김동휘가 입대하면서 객원 멤버 체제로 운영되다가 지난해 박은중이 들어오며 완전체가 됐다. 박은중은 지난해 통영국제콩쿠르 준우승자다. 박성현은 “한국에서 멤버 변경을 예민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정이 있어 다른 길을 선택하더라도 응원하면 된다”면서 “새로운 멤버의 경우 아레테 콰르텟과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오래 활동할 수 있는지 여부를 봤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박은중은 “현악 사중주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늘 있었다. 아레테 콰르텟의 멤버가 되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면서 “아마 평생 (아레테 콰르텟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아레테 콰르텟이 그동안 다양한 콩쿠르에 출전한 것은 보다 많은 연주 기회를 얻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올해 금호아트홀에서 상주음악가로서 네 차례 무대가 예정된 것은 무엇보다 큰 기쁨이다. 박성현은 “한국 클래식 시장은 크지 않은 데다 독주자에게 관심이 치우쳐 있다. 그래서 우리는 유럽에서 안정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고, 그 과정의 일환으로 콩쿠르에 출전했었다. 콩쿠르 참가는 비용적으로도, 체력적으로 매우 힘들어서 가능하면 하고 싶지 않다”면서 “다행히 올해와 내년에는 콩쿠르 우승에 따른 부상으로 유럽 투어가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아레테 콰르텟은 2025년 금호아트홀에서 ‘공명’을 주제로 한 네 차례의 무대를 통해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첫 무대는 1월 9일 현악사중주의 기초를 다진 하이든의 ‘십자가 위 예수의 마지막 일곱 말씀’으로 채우는 금호아트홀 신년음악회다. 이외에 5월 29일, 9월 4일, 11월 13일 현악사중주의 변화와 본질을 드러내는 작품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비올라의 장윤선은 “아레테 콰르텟의 공연을 통해 한국에서 실내악 팀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면 좋겠다. 특히 현악사중주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