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전 국민의힘 대변인이 6일 선임 반나절 만에 자진 사퇴했다. 김 전 대변인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을 보냈던 것에 대해 “과천 선관위 상륙작전” “정말 대단하다” 등의 옹호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공지를 통해 “오늘 임명된 김민수 대변인은 계엄 관련 발언에 책임을 지고 대변인직에서 자진 사퇴했다”고 밝혔다. 김 전 대변인도 본인의 SNS를 통해 “오늘 국민의힘 대변인으로 선임됐고, 오늘 자진 사퇴한다”며 “제가 말한 의도와는 조금 각색된 기사지만, 당에 부담이 된다면 미련 없이 기꺼이 자진 사퇴한다”고 했다. 김 전 대변인은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당 대변인으로 선임됐다.
김 전 대변인은 비상계엄 이튿날인 지난달 5일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해 “민주당이 대한민국 국정을 마비시켜놨는데 이런 걸 국민의힘이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오죽 답답하셨으면 (윤 대통령이) 준비되지 않은 계엄을 했나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또 “그런데 이런 (부정선거) 전모가 밝혀지고 나니까 감히 점할 수 없는 땅을, 과천 상륙작전이다, 선관위 상륙작전”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당시 선관위에 군을 보낸 것을 옹호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 전 대변인은 또 “(선관위가) 정말 금기의 영역, 어떻게 보면 범죄자들의 소도가 돼 버렸다”며 “가족회사, 불법취업, 소쿠리투표 오만 의혹에도 이곳만큼은 헌법 기관이 건들지 말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히 대통령도, 검찰도 함부로 건들지 못했던 것을 계엄이라는 이름으로 자료들을 들고 나왔다”고 했다.
김 전 대변인은 비상계엄 당일 국회에 있던 계엄군에 대해서도 “제가 육군 장교 출신인데 계엄군을 보니 연대 5분 대기조 수준밖에 안 됐다. 그래서 대통령을 의심했다”며 “계엄 상태인데 말이 몸다툼이지 몸다툼이라고 볼 수도 없다. 오죽하면 김민수 한 명만 보냈어도 저것보다 잘 막는다고 그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고 2∼3분 만에 선관위를 점령했다. 정말로 대단하다”며 “손자병법에 있는 ‘성동격서’ 전술을 대통령이 쓰셨다”고 치켜세웠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김 전 대변인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해당 발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당 대변인이 아니라 일반인으로서 유튜브에서 한 발언이라면 어디까지 심각하게 봐야 할지 전체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