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더 치열한 편의점 초저가 ‘PB 경쟁’

입력 2025-01-07 07:01
사진=이마트24 제공

올해 먹거리 물가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편의점업계에 ‘초저가’ PB(자체브랜드) 상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고물가로 인해 주머니 사정이 빠듯해진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각 편의점별로 초저가 시리즈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2021년 선보인 초저가 PB 상품군 ‘득템 시리즈’가 누적 5000만개 판매량을 돌파했다. 득템 시리즈는 라면, 계란, 즉석밥, 티슈 등 판매가 많은 상품 위주로 일반 상품에 비해 절반가량 저렴하게 출시된 게 특징이다. 지난해 누적 3000만개가 팔렸는데, 누적 1000만개를 돌파하는 데 2년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가파르게 판매 속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고물가 여파로 초저가 PB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가 높아진 것을 보여준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이에 따라 CU는 득템 시리즈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훈제오리 득템’을 2900원에 선보였고, 이달에는 중량 25g의 ‘990원 견과류’를 내놨다. 현재까지 선보인 제품은 60여종이다.

이마트24도 초저가 트렌드에 합류했다. 이마트24는 5일 ‘상상의끝’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첫 출시 상품으로 ‘1900원 김밥’과 ‘3600원 비빔밥’ 2종을 선보인다. 편의점업계에서 판매 중인 김밥과 비빔밥 상품 중 최저가다.

1900원 김밥은 일반 김밥 상품 대비 평균 45%가량 저렴한 수준이지만 햄과 맛살, 단무지, 어묵, 우엉, 당근, 시금치, 계란 등 총 8가지 재료로 구성됐다. 3600원 비빔밥 역시 업계 동종 상품 대비 20%가량 낮은 가격이지만 한돈 불고기를 메인으로 로메인, 당근채, 콩나물무침, 무나물, 시금치, 양파 등 7가지 고명으로 채워졌다.

이마트24는 협력사와 함께 맛과 품질을 유지하면서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최적의 식재료 조합을 찾는 데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는 이마트 PB인 ‘노브랜드’ 상품 중에서도 1000원대 가격의 상품을 판매 중이다. 올해에는 노브랜드 제품 20종 이상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가성비 먹거리 상품으로 고객 부담을 줄이고, 점포 매출 활성화도 꾀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사진=세븐일레븐 제공

세븐일레븐은 3900원으로 다양한 국가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굿(900D)투어’ 푸드 시리즈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상품 가격 끝자리가 900원으로 끝나는 균일한 금액에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가 좋다는 뜻의 ‘굿(Good)’을 합쳤다. 한식부터 양식, 일식, 중식 등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는 편의점표 미식 여행 컨셉 시리즈다.

‘3900 함박&볶음밥’, ‘3900 스리라차 유부김밥’, ‘3900 유부초밥&샐러드’ 등 총 7종이 출시됐다. 세븐일레븐은 “고물가 상황 속 저렴한 점심 메뉴를 찾는 직장인을 겨냥해 굿투어 푸드시리즈를 선보이게 됐다”며 “다양한 국가의 메뉴로 구성해 매일 먹어도 지루하지 않도록 메뉴 선택폭을 확장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