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에 눈길 뺏길라…CES에 LED 700장 수놓았다

입력 2025-01-06 14:35 수정 2025-01-06 14:38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7일(현지시간) 열리는 CES 2025에 LG전자 부스가 미리 설치된 모습. 전시관 입구에서는 LED 사이니지 700여 장을 이어 붙인 가로 10.4m, 세로 5.2m 규모의 초대형 키네틱 LED 조형물이 관람객을 맞는다. LG전자 제공

한국 정보기술(IT) 업계 발전상을 엿볼 수 있는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25’에 국내 기업들이 대거 출격했다. LG전자는 중국·일본 기업으로 둘러싸인 전시관을 700장의 LED 사이니지로 수놓으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삼성전자도 올해 CES 최대 규모인 1000평이 넘는 부스에서 다가올 자동화된 ‘AI 홈’을 통한 미래상을 선보였다.

삼성전자·LG전자는 오는 7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CES 2025에서 AI 가전 등 신제품 라인업을 대거 공개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LG전자의 제품과 기술력을 관통하는 개념은 ‘AI 경험’이다. 단순히 AI 기술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AI가 이용자의 삶에 어떻게 적응하고 스며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다.

‘모두를 위한 AI’를 주제로 앞세운 삼성전자의 ‘홈 AI’를 적용하면 모든 가전제품이 스마트싱스 플랫폼을 통해 연결되고, 이를 통해 각 가전이 전통적으로 담당하던 기능을 넘어선 경험을 제공한다. 로봇청소기는 집 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카메라를 통해 화재·도난 여부를 감시하고, 냉장고·TV·세탁기는 센서로 이용자의 재실 여부를 감지하며 최적의 환경을 유지한다. 냉장고가 내부 식재료를 스캔해 레시피를 추천하면 스크린에 유튜브 영상이 재생되고, 이를 바탕으로 오븐과 인덕션이 열 온도를 자동으로 올리는 연계도 가능해진다. 삼성전자는 올해 CES 최대 규모인 1019평 넓이의 부스를 이 같은 홈 AI 제품으로 채웠다.
모델이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 위치한 삼성전자 전시관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LG전자는 핵심 키워드로 ‘공감지능(AI) 경험’을 강조했다. 주위를 둘러싼 중국(창홍전자)·일본(샤프) 기업 부스에 둘러싸인 LG전자는 2044㎡ 규모의 전시관 입구에 700여장의 LED 시니어지를 이어붙인 초대형 키네틱(움직이는 작품) LED 조형물을 설치하며 이목을 끌었다. 고객의 일상에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의지가 담긴 초대장이다. 생성형 AI를 탑재한 ‘LG 씽큐 온’은 가전제품의 AI홈 허브와 연결돼 이용자의 일거수일투족을 분석한다. 잠을 자는 이용자의 호흡이 거칠어지면 내부 온도·습도를 조절하고, 기침이 감지되면 정수기 물을 냉수에서 정수로 변경한다.

개인화된 AI도 이번 CES에서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여러 사람이 하나의 가전을 함께 사용하더라도, 이용자별로 설정과 콘텐츠가 완전히 달라지는 기능이 도입됐다. 삼성전자의 빅스비와 LG전자의 LG 마이크로 LED는 이용자의 목소리를 인식해 개별적인 사용 환경을 제공한다.

보안도 빠질 수 없는 이슈다. CES에서 공개된 AI 기술은 편의성을 위해 이용자의 민감한 핵심 정보를 수집·분석한다. 예를 들어 삼성 가전 허브를 해킹하면 이용자가 주로 어떤 공간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어떤 시간대에 집을 비우고 무슨 음식을 먹는지까지 일거수일투족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런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삼성 녹스 매트릭스’라는 이름의 새로운 보안 체계를 개발·적용했다. 블록체인 기반의 보안 기술인 삼성 녹스 매트릭스는 연결된 기기들이 서로의 상태를 점검하다가 외부로부터의 위협이 감지되면 해당 기기의 연결을 끊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연결된 기기가 많으면 많을수록 상호 감시 수단이 더 많아져 해킹으로부터 안전해지는 셈이다. LG전자도 외부 프로그램이 아닌, 자체 보안 프로그램 ‘LG 실드’를 적용해 고객 정보를 보호한다.

라스베이거스=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