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가족을 잃고 방치됐다가 동물권단체에 의해 구조된 ‘푸딩이’가 보호자와의 마지막 인사를 나누러 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
푸딩이는 5일 오후 2시쯤 서울시청 앞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분향소에 동물권단체 ‘케어’ 활동가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푸른색 옷을 입은 푸딩이는 활동가의 품에 안긴 채 어리둥절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전남 영광군에 살던 푸딩이는 이번 참사로 80세 A씨를 비롯한 가족 9명을 떠나보냈다. 이후 마을을 홀로 떠도는 푸딩이의 사진이 온라인에 퍼졌고 케어 활동가들이 구조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푸딩이는 사람들이 묵념하는 동안 ‘제주항공 여객 사고 희생자 합동 위패’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분향소에 들어서면서부터 조문을 마치고 나올 때까지 한 번도 짖지 않았다.
케어는 공식 입양 절차를 밟기 전 푸딩이의 가족들과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함께 조문했다고 밝혔다. 김영환 케어 대표는 “푸딩이가 새 가정을 찾아가기 전에 보호자들에게 인사드리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푸딩이를 임시 보호하는 케어의 한 활동가는 “집에 있을 때 계속 현관을 보고 기운 없는 느낌”이라며 “줄만 들어도 밖에 나가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외에서 푸딩이를 입양하겠다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며 “그분들 역시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애도의 마음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케어는 유족과 협의해 향후 보호자가 정해질 때까지 임시 보호할 계획이다. 이르면 6일부터 공식 입양 신청서를 받을 예정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