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무안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들의 사고 후 첫 주일예배에 함께했다. 전남기독교총연합회를 중심으로 한 지역 교회들이 5일 전남 무안공항에서 유가족들을 위한 주일예배를 드렸다.
이날 무안공항 주일예배는 1층 야외에서 진행됐다. 봉사자들이 전날부터 유가족이 머무는 텐트에 전단을 돌려 예배가 준비되고 있음을 알렸다. 설교를 맡은 김준영 무안 대중교회 목사는 성도 20여명과 함께 공항을 찾았다.
김 목사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유가족 중에 기독교인들도 많은데 기도하고 싶지만 예배당까지 가기엔 경황이 없을 거라 생각해 공항 예배를 마련했다”면서 “지역 작은 교회 목사님들도 오전 예배를 마치고 성도들과 함께 공항 예배를 드리며 유가족과 함께 울었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이날 예배에서 천국의 소망과 남은 자들의 역할에 대해 설교했다. 그는 “예측할 수 없는 일에 원망의 마음도 생길 수 있지만 결국 천국에서 만날 가족을 생각하며 힘을 내자고 했다”면서 “또 훗날 만날 가족에게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았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도록 보람 있는 인생을 살 것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단장 조현삼 목사) 등이 유가족에게 물품과 식사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한 부스도 계속 운영 중이다. 한국교회봉사단(대표단장 김태영 목사)는 다음 주부터 지역별로 유가족 심리치료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철훈 한국교회봉사단 사무총장은 “유가족들이 사고로 인한 충격은 물론 기사의 댓글에도 상처를 크게 받고 있다”면서 “시신 수습과 장례일정이 정리되는 대로 목회자와 전문 상담가를 통한 심리치료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종생 목사)는 지난 3일 무안공항을 찾아 유가족대책위원회를 만났다. 광주NCCK와 전남NCCK도 동행했다. 김종생 총무는 “유가족이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양하게 나오는 게 이해가 간다”면서 “우리 사회가 애도조차도 빠른 속도를 요구하는데 유가족 속도에 맞춰 그들이 충분히 애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기다리며 함께 아파하겠다”고 전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김영걸 목사) 총회는 긴급구호금으로 500만원을 목포노회를 통해 전달하기로 했다. 이 금액은 유가족과 봉사자를 위한 물품 구매에 사용될 예정이다. 또 산하 교인 중 6명이 이번 참사로 희생됐음을 확인하고 유가족을 위한 애도 기도회를 준비할 계획이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