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중국대사관 “한국 거주 중국인, 정치활동 참여 말아야”

입력 2025-01-05 15:56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유효기간 만료를 하루 앞둔 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민주노총 등 진보단체가 대통령 체포 및 탄핵 찬성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한중국대사관은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에게 한국 정치 활동에 참여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대사관은 5일 공지를 통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여러 차례 한국의 내정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대사관도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 국민들에게 한국의 법률과 규정을 준수하며 개인 안전에 유의할 것을 지속적으로 당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어제(4일) 저희 대사관은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다시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에게 한국에서 정치 활동에 참여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1일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수색 영장을 발부한 이후 윤 대통령이 거주하는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는 탄핵 반대 집회와 찬성 집회가 함께 열리고 있다.

일부 여당 의원은 탄핵 찬성 집회에 중국인이 다수 참석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누리꾼이 올린 글과 사진을 공유했다. 사진 속 인물은 중국어가 적힌 점퍼를 입고 있으며, 아래에는 “(탄핵) 찬성 집회는 대부분 중국인이 맞네요” “중국 대학 과 점퍼입니다”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다. 하지만 해당 사진이 실제 탄핵 찬성 집회에서 찍힌 것인지, 사진에 찍힌 인물이 실제 중국인인지 등 진위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자 김 의원은 게시글을 삭제했다. 김민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날 오전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누군가가 작성한 게시물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는 작성자는 “탄핵 찬성한 한국인들은 보시길. 국가전복에 동조하신 겁니다. 뉴스 보지 마세요. 언론은 이미 위안화 그리고 한국말 하는 화교에게 다 넘어갔습니다. 스스로 사고하세요. 한국인의 입장에서”라며 사진 한 장을 첨부했다.

단체 대화방에 오간 메시지를 캡처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은 분홍색 로고가 달린 점퍼를 확대한 장면을 공유한 부분이었다. 사진 아래에는 “찬성집회는 중국인 대부분 맞네요” “중국대학 과잠(과 점퍼)임다(입니다)”라는 메시지가 달렸다. ‘찬성집회’라는 글자 앞에는 따로 붉은색으로 ‘탄핵’이라고 설명을 적고 ‘중국인’ ‘중국대학 과잠’ 아래에는 붉은색 밑줄을 그어 강조했다.

하지만 해당 사진이 실제 탄핵 찬성 집회에서 찍은 것인지, 사진 속 인물이 실제 중국인인지 밝혀진 바 없다. 진위 논란이 이어지자 김 의원은 게시글을 삭제했다.

그는 지난 2일 윤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에서도 “가는 곳마다 중국인들이 탄핵 소추에 찬성한다고 나서고, 한 번도 농사짓지 않은 트랙터가 대한민국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탄핵의 본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주장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