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망치질 잘하는 할아버지’ 해비타트 특별한 추모

입력 2025-01-05 14:55 수정 2025-01-05 15:13
해비타트의 오랜 지지자였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그의 부인 로잘린 카터 여사. 한국해비타트 제공


한국해비타트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호스피스 간호를 받아온 카터 전 대통령은 고향인 미국 조지아주에서 가족들과 함께 여생을 보내다 지난 29일 자택에서 10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카터 전 대통령은 가장 유명한 크리스천 정치인으로 알려졌다. 그는 부인 로잘린 카터 여사와 함께 35년 이상 해비타트 운동의 오랜 지지자였다. 1984년부터 1987년까지 해비타트 이사회에서 이사로도 봉사했다.

세계 자원봉사자들이 짧은 기간 동안 대규모 집짓기 봉사를 진행하는 지미카터특별건축사업을 이끌기도 했다. 그는 미국 전역과 14개 국가에서 10만8000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4447채의 해비타트 집을 짓고 고쳤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해비타트 봉사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장면. 한국해비타트 제공

한국에서도 2001년 8월 개최돼 세계 1만여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165채의 집을 지었다. 한국해비타트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2002년부터 한국번개건축(Korea Blitz Build, KBB)을 진행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도 KBB를 통해 무주택 신혼부부 16세대에게 안락한 집을 지어준 바 있다.

국제해비타트 조나단 렉포드 총재는 “카터 전 대통령은 신념을 행동으로 옮기는 방법을 세상에 보여준 소중한 친구이자 영감을 주는 본보기”이라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그의 선한 영향력은 앞으로도 해비타트의 마음속에 살아있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2001년 8월 한국에서 진행된 지미카터특별건축사업(JCWP)를 통해 집을 갖게 된 한 가족에게 성경을 선물하고 있다. 한국해비타트 제공

한국해비타트 윤형주 이사장도 “2001년 한국에서 건축 봉사하던 카터 전 대통령의 모습이 생생하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망치질을 잘하는 할아버지였다”며 “평화와 봉사의 가치를 몸소 실천한 그의 삶은 진정한 리더십의 모델”이라고 회고했다.

해비타트와 카터 전 대통령이 함께한 프로젝트와 각국에서 남긴 추모 메시지는 해비타트 국제본부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