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나서자 주요 외신들도 실시간으로 보도에 나섰다. 정당한 체포영장 집행이 대통령경호처의 강력한 저항에 막히자 “책임자가 누구인지 의문스럽다”며 탄핵에도 여전한 윤 대통령의 영향력을 지적했다.
BBC방송은 3일 공수처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서자 “한국에서 극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공식홈페이지 중앙에 라이브 페이지를 개설하고 실시간으로 관련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5시간 여만에 경호처의 강력한 저지에 불발되자 이 과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BBC는 “3주 전 윤 대통령은 탄핵으로 인해 권력을 박탈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하지만 체포영장을 가진 당국자가 체포에 나서는데도 대통령경호처가 이를 막았다는 사실은 책임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여전히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BBC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체포를 막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주말이 다가올수록 이 인파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BBC뿐 아니라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가디언 등 주요 언론사들도 대부분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시도와 불발 과정을 시시각각 보도했다.
NYT는 “이번 시도는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로 인해 나라가 정치적 위기에 빠진 것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당국의 노력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탄핵을 당하고 직무가 정지됐지만 경찰·군대 등에서 선발된 엘리트로 구성된 대통령 경호처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공수처는 관저 진입을 막는 경호처로 인해 상황이 폭력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우려에 체포영장 집행을 포기했다”며 “윤 대통령은 정치 초년생으로 상승세만큼이나 빨리 몰락했으며 한국 민주주의 역사상 처음으로 체포된 현직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로이터·AP·AFP 등 통신사와 일본·중국 등도 해당 내용을 비중 있게 전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