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가족, 무안공항 분향소 방문… “2차 가해 경악”

입력 2025-01-03 15:18 수정 2025-01-03 15:54
보라색 목도리를 두른 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3일 무안국제공항 합동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무안=김승연 기자

이태원 참사 유족 20여명이 무안국제공항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유족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3일 오후 무안공항을 찾아 무안 제주항공 참사 유족들을 위로했다. 다 함께 보라색 목도리를 두른 이들은 분향소에 일렬로 서서 향을 피우고 묵념했다.

추모를 하고 분향소를 나서는 길에 눈물을 훔치는 유족도 있었다. 이들은 무안공항 1층을 빙 돌아본 뒤 발걸음을 2층으로 옮겼다.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대표단과 면담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이동하는 도중에 텐트 앞에서 만난 유족들에게 조의를 담아 인사하거나 조용히 안아주는 이들도 있었다.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2주기 추모식에서 유가족과 참석자가 희생자의 영정에 헌화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이정민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유가족대표단과 면담을 마친 뒤 “같은 참사를 겪은 유가족으로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참담함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따뜻한 위로의 말이라도 한마디 해야 되겠다는 마음으로 이렇게 내려왔다”며 “이태원 유가족들이 무안 제주항공 참사를 지켜보면서 굉장히 힘들어하고 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희생자와 유족들을 향한 온라인상의 악성 게시글에 우려를 표했다. 이 위원장은 “참사가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2차 가해가 난무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며 “당분간 기사를 낼 때, 가족분들이 댓글을 보고 큰 고통을 겪지 않도록 댓글 창을 닫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유족들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겪었던 아픔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수 있다면 저희가 최대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서 도움을 드리고자 노력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 세월호 유가족이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30여명도 지난 1일 무안공항을 찾아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광주 학동 붕괴 참사 등 사회적 참사 유가족도 같은 날 오후 무안스포츠파크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위로의 마음을 보탰다.

무안=신재희 김승연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