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족 20여명이 무안국제공항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유족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가 3일 오후 무안공항을 찾아 무안 제주항공 참사 유족들을 위로했다. 다 함께 보라색 목도리를 두른 이들은 분향소에 일렬로 서서 향을 피우고 묵념했다.
추모를 하고 분향소를 나서는 길에 눈물을 훔치는 유족도 있었다. 이들은 무안공항 1층을 빙 돌아본 뒤 발걸음을 2층으로 옮겼다.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대표단과 면담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이동하는 도중에 텐트 앞에서 만난 유족들에게 조의를 담아 인사하거나 조용히 안아주는 이들도 있었다.
이정민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유가족대표단과 면담을 마친 뒤 “같은 참사를 겪은 유가족으로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참담함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따뜻한 위로의 말이라도 한마디 해야 되겠다는 마음으로 이렇게 내려왔다”며 “이태원 유가족들이 무안 제주항공 참사를 지켜보면서 굉장히 힘들어하고 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희생자와 유족들을 향한 온라인상의 악성 게시글에 우려를 표했다. 이 위원장은 “참사가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2차 가해가 난무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며 “당분간 기사를 낼 때, 가족분들이 댓글을 보고 큰 고통을 겪지 않도록 댓글 창을 닫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유족들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겪었던 아픔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수 있다면 저희가 최대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서 도움을 드리고자 노력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30여명도 지난 1일 무안공항을 찾아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광주 학동 붕괴 참사 등 사회적 참사 유가족도 같은 날 오후 무안스포츠파크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위로의 마음을 보탰다.
무안=신재희 김승연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