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본, 경호처장에 체포영장 제시…경호처장 “수색불허”

입력 2025-01-03 10:24 수정 2025-01-03 13:15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들이 3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를 통과해 진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공조수사본부가 3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대통령경호처와 5시간 넘게 대치하고 있다. 공조본은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에게 체포영장을 제시했지만, 경호처장은 “수색을 불허한다”고 밝혔다.

공조본은 “경호처장에게 체포영장을 제시하고 협조를 요청하고 있지만, 경호처장이 대통령경호법상 경호구역을 이유로 수색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조본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등으로 꾸려졌다.

공조본은 현재 1차(관저 정문)와 2차(군 부대) 저지선을 뚫고 관저 바로 앞에 도착했지만, 경호처 인력에 막혀 관저 내부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공수처 수사관과 경찰들이 저지선을 뚫는 과정에서 일부 경호처 직원들과 몸싸움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경내 언덕길을 경찰 기동대가 올라가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공수처 수사관 등 30명과 경찰 기동대 120명은 이날 오전 8시2분쯤 한남동 관저 정문을 통해 경내 진입했다. 이후 공수처는 오전 8시4분쯤 체포영장 집행을 시작했다고 공지했다. 공수처 비상계엄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고 있는 이대환 수사3부장검사가 현장 지휘를 맡고 있다.

경호처는 관저 내에서 미니버스와 수십 명의 인력을 동원해 인간벽을 두르는 방식으로 관저 안에 1, 2차 저지선을 마련하고 영장 집행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군 부대가 공수처 수사관들과 대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경호처는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현재 관저 외곽 경호 임무를 맡고 있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은 평소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55경비단의 지휘통제 권한은 대통령경호법 등에 따라 경호처에 있다.

지난 3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권현구 기자

경호처는 경호법과 경호 구역 등을 이유로 수색 불허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경호처를 이끄는 박 처장은 경찰대(2기)를 나와 경찰청 차장을 지낸 경찰 출신이다. 박근혜 정부 때 경호처 차장을 역임했다가 현 정부에서 지난해 9월 처장을 맡았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