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당시 해당 여객기 7C2216편을 몰았던 기장이 콕핏(조종석)에서 팔을 뻗어 머리 위쪽 오버헤드 패널을 만지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2일 YTN 방송 등에 의해 공개된 무안 제주항공 참사 당시 동영상을 보면 콕핏 유리창 안쪽으로 기장 A씨가 팔을 뻗어 오버헤드 패널을 만지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사고기인 보잉 737-800의 오버헤드 패널에는 기체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알리는 경고등과 상태 표시등, 이를 제어할 수 있는 각종 버튼들이 달려 있다. 사고 전후 상황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A씨는 조류 충돌 사고 후 기체 통제권을 최대한 되찾으려고 시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국토교통부와 제주항공에 따르면 40대 중반으로 경력 5년 차 기장인 A씨는 공군 학사 장교 출신으로 총비행 시간만 6800시간이 넘는 베테랑 조종사로 알려졌다. 2014년 제주항공에 입사한 뒤 2019년 3월 부기장에서 기장으로 승급했다. 항공 업계에서는 이런 경력을 고려할 때 다급했던 당시 상황에서 A씨가 ‘메이데이’(Mayday·항공기 등에서 보내는 국제 조난 긴급 신호)를 선언하고 동체 착륙을 시도한 것은 불가피한 결정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현직 기장 등 항공 업계 전문가들은 A씨의 대처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장 출신인 권보헌 극동대 항공안전관리학과 교수는 동아일보에 “랜딩 기어(바퀴)가 내려오지 않은 상태에서 (A씨가) 실시한 동체 착륙 자체는 진입 각도 등 측면에서 매우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기장은 “동체가 착륙 후 미끄러지는 상황에서도 직진했다는 점을 보면 A씨가 끝까지 조종대를 잡고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