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공항 항행안전시설 현지 실사… 로컬라이저 포함

입력 2025-01-02 15:06
사고 여객기와 부서진 로컬라이저.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무안 제주항공 참사 피해를 키운 것으로 지목된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을 포함한 항행안전시설에 대해 전국 공항을 대상으로 현지 실사를 시작했다.

국토부는 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종완 항공정책실장 주재로 진행한 제주항공 참사 관련 브리핑에서 “전국 공항을 대상으로 한 항행안전시설 현지 실사를 오늘 시작했다”며 “(실사는) 1월 8일까지 예상돼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번 참사에서 활주로 종단에 있는 2m 높이의 로컬라이저가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로컬라이저는 항공기의 착륙을 도와주는 시설이다. 문제는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가 단단한 콘크리트 구조물에 흙더미가 덮여있는 방식의 둔덕에 설치됐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로컬라이저가 콘크리트 구조물 형태로 설치된 곳은 여수공항과 광주공항, 포항경주공항 등이 있다. 여수공항의 로컬라이저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매립된 4m 높이 둔덕 위에 설치됐다. 로컬라이저 높이까지 더하면 6m에 이른다.

광주공항도 마찬가지로 같은 형태로 만들어진 1.5m 높이의 둔덕 위에 로컬라이저가 세워졌다. 포항경주공항 역시 콘크리트와 성토 등으로 2m 높이의 구조물 위에 로컬라이저가 설치돼있다.

국내외 항공 전문가 등은 이번 참사의 피해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이러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지목하며 비상 상황 시 부서지기 쉽게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공항 중에는 안전을 고려해 부서지기 쉬운 재질로 로컬라이저를 설치한 곳도 있었다.

김해국제공항의 로컬라이저는 높이 2m의 금속 재질로 구성된 구조물에 설치됐다. 비상 상황 시 항공기가 충돌할 경우 부러지기 쉽게 설계돼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주국제공항도 로컬라이저를 철제구조물(H빔) 위에 설치해 불시착한 비행기가 밀고 나갈 수 있도록 했다.

그밖에 인천국제공항, 대구국제공항 등 대부분 공항은 지면 위로 노출된 별도의 구조물 없이 평탄면 위에 로컬라이저가 설치됐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