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대생 전용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무안 제주항공 참사 유족을 조롱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제주항공 참사에 대한 의사 커뮤니티 끔찍한 인기글’이란 제목의 내부 폭로 글이 올라왔다.
논란이 된 글은 의사와 의대생만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M 커뮤니티에 전날 올라왔다. 무안 제주항공 참사 유족 기사를 공유한 글인데, 참사로 모친을 잃은 한 의대생이 고인의 뜻에 따라 공항에 마련된 텐트에서 오는 9일의 의사 국가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연이다.
이 글은 높은 추천수와 함께 ‘인기글’ 목록에 올랐는데, 기사 속 의대생을 향한 날선 댓글들이 이어졌다. 참사 유족인 의대생이 사직과 휴학 등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았다며 ‘감귤’이라고 부르며 조롱했다. “역시 감귤 존경스럽다” “감귤 낳은 게 이미 죄 아니겠냐” “자식이 죄인인데 벌은 부모가 받았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를 만류하는 댓글도 일부 있었지만 “저 XX는 고인이 아닌데 왜 욕하면 안 되느냐”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이를 폭로한 글쓴이는 “타 커뮤니티에서 논란된 내용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끔찍한 워딩을 사용한다”며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어서 내부폭로를 결심하게 됐다. 저런 인간들이 의사로서 진료를 본다는 게 너무 끔찍하다. 제발 널리 퍼트려서 범인을 잡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밝혔다.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관계자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문제의 사이트는 폐쇄형이라 접근하지 못했다”며 “신고가 접수되면 사법처리 대상이 되는지 검토해서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참사 직후부터 모니터링팀을 운영하면서 문제되는 게시물은 삭제와 차단을 권고하고 있다. 거듭해서 유족에 대한 유언비어나 악의적 비평, 모욕적 표현이 담긴 글을 올리면 수사 대상이 된다. 경찰은 악성 온라인 게시물에 대해 관용 없이 엄정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전남경찰청은 현재 온라인 게시물 4건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